【앵커멘트】
베트남전 참전 장병들이 "당시 밀린 전투수당 등을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기각당했습니다.
법원은 "베트남전 파병은 전시나 사변 등 국가 비상사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장병들을 전투 종사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현장음】
"무찌르고 싸워 이겨 그 이름을 떨치리라!"

1965년부터 1973년까지, 32만 명이 넘는 우리 전투병력이 참전했던 베트남전쟁.

당시 파월 장병들이 국내로 송금한 돈만 당시 돈으로 2억 달러가 넘었습니다.

외환보유고 총액이 1억 2천만 달러에 불과하던 때, 이 돈은 '한강의 기적'의 초석이 됐습니다.

하지만, 파월 장병들은 귀국 후 고엽제 피해와 생활고 등 적지않은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싱크】우용락/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장
"저희들 희생과 공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돼서 상당히 섭섭한 마음이 많습니다. 참전에 대한 기념보다도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를 하면 되는 건데…."

결국 참전용사 30명이 소송에 나섰습니다.

당시 밀린 각종 전투·해외수당 등을 토대로 1인당 500만 원씩 국가에 청구한 것입니다.

"전시나 사변 때 전투에 종사한 사람에게 수당을 준다"는 당시 군인보수법이 근거였습니다.

법원은 그러나 국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파병은 군사원조일 뿐, 국가비상사태가 아니었다"며, 수당 지급청구권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또, 다른 참전국보다 적었던 해외근무수당 차액 요구도 "경제력의 차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당시 파월 장병들을 '전투 종사자'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 영상취재: 김세기·김영길 / 영상편집: 이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