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내일은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념하는 현충일입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전쟁은 희미하게 잊혀져 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참전군인들은 부상의 후유증 속에 제대로 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기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광주의 자그마한 단칸방에 혼자 살고 있는 68살인 이의경 씨.

이 씨는 지난 65년 베트남전에 참전한 뒤 뇌경색을 앓아왔습니다.

지금은 손가락이 마비되고 언어장애까지 겪고 있지만 고엽제와의 연관성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국가유공자로 지정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이의경, 베트남전 참전 용사]
"걸음걸이도 그렇고 어디 가려면 힘들죠. 언어장애가 와서 말도 좀 둔하고 그래요."

안산에 사는 62살 김문구 씨도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총기 사고로 부상을 당했습니다.

허리와 다리를 다쳐 걷는 것도 힘들지만, 당시 입원 기록이 없어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됐습니다.

[인터뷰:김문구, 베트남전 참전 용사]
"국가를 위해서 이역만리에 가서 전쟁을 치른 장애인은 말만 고엽제니 장애니 했지, 지하철도 공짜로 못 탄다고..."

이처럼 나라를 위해 전쟁에 참여했지만 국가유공자가 되지 못한 이들은 모두 32만여 명.

대부분 전쟁 후유증과 가난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뒤늦게 증상이 나타나 원인 규명이 어렵거나 기록이 사라져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65살 이상의 경우 매달 9만 원이 지급되고, 병원비를 절반 정도 지원받는 게 고작입니다.

[인터뷰:김통원,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비록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 국민들이 품어줄 수 있는, 국가에서 제도와 예산에서 보상해줄 수 있는..."

청춘을 전쟁터에서 보내고 어느덧 고령이 된 참전 용사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전쟁은 희미하게 잊혀져 가고 있지만 나라를 위해 참전한 이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박기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