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당시 사진. <제공=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월남전 참전군인에게 전투근무수당이 지급하는 방안이 20대 국회서 재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와 국방부는 파월 장병들에게 '해외파견근무수당'으로 이미 전투수당에 준하는 정상적인 보수가 지급됐다는 입장이어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월남전 참전군인의 전투근무수당 미지급 관련 진상규명 및 전투근무급여금 지급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민 의원은 "이 법은 정부로부터 전투근무수당을 지급받지 못한 진상을 규명하고 월남전 참전군인 및 그 유족에게 국가가 전투근무급여금을 지급하려는 것"이라며 "노후생활 안정에 기여하고 참전 유공자로서의 명예를 존중함으로써 국민화합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발의 취지를 밝혔다.

법안은 현역복무 중 1964년 7월 18일부터 1973년 3월 23일까지 월남전쟁에 참전하고 전역한 '월남전 참전군인'이 국가로부터 종전의 '군인보수법' 제17조에 따른 전투근무수당을 받지 못한 경우 본인 또는 유족에게 전투근무급여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투근무급여금 지급은 종전의 '군인보수법' 제16조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정한 외국 파견군인에게 지급하는 근무수당 관련 규정을 준용하되 복무 당시 지급액 및 물가수준 등을 고려해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으로 산정토록 했다.

또 국방부장관 소속으로 '전투근무수당미지급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해 전투급여금의 지급 결정 및 급여금 산정 등을 심의·결정하도록 했다.

전투근무급여금 지급을 받을 권리의 소멸시효는 3년으로 규정했다. 다만 거짓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이를 지급받거나 받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 6월 20일 같은당 이언주 의원도 이와 내용이 비슷한 '월남전 참전군인의 전투근무급여금 지급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민 의원은 전투근무수당 미지급과 관련된 자료의 수집 및 분석을 통해 진상조사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자료수집을 위해 관계 행정기관 또는 단체에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진상규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됐다. 

이같은 전투근무급여금 논의는 19대 국회에서도 이뤄졌다. 2014년 9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춘진 전 의원이 발의했으나 공방 끝에 법안심사소위원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임기만료 폐기됐다.

이들의 주장은 1963년 5월 1일 시행된 구(舊) '군인보수법'에 따라 국가비상사태에 있어 전투에 종사하는 자에게 전투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당시 정부는 베트남전이 국가비상사태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파병 군인에게 전투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해외파견근무수당도 당초 지급하기로 했던 금액대로 지급하지 않고 일부 경제개발 명목으로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에 사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과 국방부는 전투근무수당 대신 해외파견근무수당으로 이미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월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당시 '전투근무수당'이란 명목으로 수당을 지급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해외파병수당'으로 전투수당에 준하는 보상을 지급했다"며 "국방부 입장은 당시 유효한 법규에 의해 적절한 수당을 지급하는 등 국가가 해야할 일을 했다는 것"이라고 법안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법원도 2014년 "월남전 파병 군인들에게 구 군인보수법에 기해 전투수당을 지급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며 별도의 전투수당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정부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한편 월남전 참전군인의 미망인 단체인 '월남참전자미망인회'는 정부가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합당한 전투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며 서울 여의도 국회 근처에서 수년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희주 기자  hjoo@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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