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대상자가 아닌 사람이 10년 동안 형의 명의를 도용해 보훈병원 진료를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국회의원(서울 도봉갑)이 국가보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광주보훈병원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이어졌으며 확인된 부당 진료는 41차례, 금액은 430만 원을 넘어섰다.

국민의힘 김재섭 국회의원(서울 도봉갑)/사진=의원실

실제 보훈대상자는 1949년생 최씨(5·18 유공자)였으나 그의 동생이 형의 이름을 도용해 장기간 의료 서비스를 이용해 왔다.

사건은 2021년 10월 치과 발치 진료 과정에서 엑스레이 대조를 통해 신원 불일치가 확인되면서 우연히 적발됐다. 병원은 경찰과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으나 불기소됐고 부당 진료금은 의료급여 환급 및 국비보상금 상계 처리 방식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제도적 허점을 드러낸 상징적 사례다. 환자 확인 절차가 허술하면 명의도용뿐 아니라 더 큰 의료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실제로 드러나지 않은 유사 사례가 존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훈의료는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제도인 만큼 작은 허점도 곧바로 국비 누수와 보훈대상자 예우 훼손으로 직결된다.

김재섭 의원은 “이번 사건은 보훈부 관리 부실의 결과”라며 “전국 보훈병원에 대한 전수조사와 신원 확인 절차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훈대상자에 대한 진정한 예우는 철저한 관리에서 시작된다. 보훈부가 직접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