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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

조**

청원의 취지

우리 가족은 병역 3대명문가다. 아버지는 한국전쟁 참전유공자, 나는 월남전 참전유공자, 동생은 최전방근무 중 순직했으며 자식은 육군병장으로 만기제대 했다. 정부에서 준 편액문패가 ‘참전유공자의 집’ 2(한국전, 월남전)개, ‘국가유공자의 집’ 1개, ‘3대병역명문가의 집’ 1개를 합하여 4개나 된다. 아무 쓸모없는 문패가 볼썽사나워 장롱 구석에다 처박아 놨다. 구십 가까이 살다 떠나신 아버지께선 생전에 ‘참전용사의 집’이란 편액을 아파트 현관문 밖 벽에 붙여 놓곤 노동운동, 민주화운동을 한 사람들에겐 몇 억 원을 주면서 나라를 위한 전쟁에 나간 참전용사에겐 이게 뭐냐고 분개 하셨다. 독립유공자를 비롯한 참전유공자와 기타 국가유공자 및 그 유가족에 대한 지원이 그 동안엔 소홀 했지만 이젠 선진국에 합류한 대한민국에 걸맞은 지원이 있어야한다. 특히 월남전에 참전했던 병사들에게 미국에서 지불했던 각종 수당을 국가에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밝히고 그에 합당한 예우를 국가에서 책임지도록 하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줄 것을 청원합니다.

청원의 내용

아버지 대의 고단한 삶의 행군은 자식대로 이어 졌다. 자식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자고 서독 광부로 간호사로 중동 건설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월남에 가면 떼돈을 번다니 가난한 병사들이 너도나도 사지에 지원했다. 나도 월남전에 참전했다. 파월 병사들에게 지급된 전투수당은 원래 600여 달러인데 500여 달러는 국가에서 산업자금으로 환수하고 병사들에겐 50여 달러를 지급된다고 했다. 그 중 40여 달러는 가정으로 송금하고 월남 현지에서 사용하라며 11달러를 지급받았다.  작전에 나서는 병사들은 몸에 지닌 병장기마다 신의 가호가 있어 나를 지켜 주리라 믿지만 희생은 따른다. 지뢰를 밟고 총탄에 맞는 것은 예고도 없이 한 순간에 벌어졌으며 생과 사는 그날 화투장의 운수 띄기였다. 월남전에서 5천여 명이 전사했다. 1만1천여 명이 부상당한 전쟁터에서 나도 아버지처럼 살아 돌아 왔다. 병 얻어 고통 속에서 살아온 동지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난다. 백 살을 산다는 이 좋은 세상을 환갑도 못 살고 간 상술이. 환갑을 갓 넘긴 종남이. 종아리의 살이 썩어 도려내고 절뚝이다 간 내구. 신경이 점점 마비되어 병원에서 아픔을 삭이는 기옥이. 거동이 어려워 드러누운 세명이…. 제67회 현충일이다. 대전 현충원을 찾았다. ‘여기는 민족의 얼이 서린 곳, 조국과 함께 영원히 가는 이들, 해와 달 이 이 언덕을 보호하리라’ 현충탑에 새겨진 비문이다. 진작 보호할 대상은 영면하고 있는 영령들이 아니라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그 유족들이다. 결혼 후 6개월 만에 남편은 월남으로 파병되었으며 작전 중 총상으로 한 쪽 다리를 잃고 귀국했단다. “내가 식당을 하면서 애들하고 살았는데 사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자 식과 손자들 처다 보면 가슴이 아프고 그래요.” 월남전에 참전했던 병사와 결혼했는데 남편은 고엽제 후유증으로 평생을 고생하다 돌아가셨다는 유족도 만났다. 그런데 고엽제가 자식에게 까지 유전되어 자식도 고엽제 후유증으로 죽었단다. 어린 손자들을 어떻게 키우며 살아야 할런지 막막하단다. “국가유공자는 당사자만 되고 2세까지는 안 된다는 거여. 자식이 고 엽제로 죽었는데. 이게 말이 되냐고? 죽지 못해 살고 있는 거여. 정말 로 환장하겠어. 미쳐버릴 것 같아요.”  월남전에 참여했던 병사들은 병마에 생활고로 시달리는데 대한민국은 그 위상이 날로 높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으로 성장하였으며 세계 평화를 위해 이라크, 아프간, 레바논 등 10 여 개 국가에 다국적군과 평화유지군이라며 우리의 세금으로 파병하는 경제 대국에 이르렀고 지금은 선진국 반열에 등극했다며 자랑하고 있다. 윤석열정부의 공정과 정의와 상식이 파월장병 2만 2천여 명의 한을 풀어 주는 데도 적용되어 박정희정부에서 차용해간 전투수당을 되돌려주기 바란다. 지금 우리나라는 돈이 넘쳐 나고 있어 그리해도 되는 것이다. 인생 말년을 어렵게 살아가는 파월장병들의 희생에 국회와 정부는 답해야한다. 월남전 참전자와 희생당한 장병들에게서 차용해간 빚을 국가는 갚아야 할 책무가 있음을 알았다. 대한민국은 이러면 안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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