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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뿐인’ 보훈혜택…실질적 예우와 의료지원 대폭 늘려야
청춘 바친 보훈대상자들 힘겨운 노년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이다. “보훈(報勳)은 곧 보은(報恩)”이라는 말처럼 유공자에 대해 국가가 보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6·25전쟁 발발 66년째임에도 국가보훈 대상자에 대한 예우는 여전히 초라하다. 6·25 참전유공자 가운데 53.4％는 자신의 생활 수준이 ‘하층’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87％가 각종 생활고에 시달린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일보는 국내 보훈대상자들이 어떤 예우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 의료지원 혜택 사실상 제한적 6·25참전유공자 김모씨(84)는 수년 전부터 당뇨와 허리통증 등 합병증에 시달리고 있다. 관련 법률에 따라 보훈병원 또는 보훈위탁병원에서 진료비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거의 포기한 상태다. 병원이 너무 멀기 때문이다. 한두 번쯤이야 마을버스를 타고 가면 되지만 몇 달간 꾸준히 치료를 받기란 사실상 무리였다. 김씨는 “조국과 민족을 지키기 위해 청춘을 전쟁터에 바쳤지만 돌아온 혜택은 너무 미미하다. 고령이 된 지금 힘들고 서러울 때가 많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부분 고령…빈곤·병마 시달려 진료비 감면율 높여 부담 덜어줘야 부족한 보훈위탁병원 지정 확대 생활권 내 외래진료소도 설치를 보훈대상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지원과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다수가 고령자여서 의료서비스 이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국가의 지원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국가보훈처 2015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보훈 대상자는 총 85만8천859명으로, 이 가운데 경북은 5만8천294명, 대구는 4만4천97명이다. 평균 연령은 72세이며, 특히 6·25참전유공자의 평균연령은 90세에 육박한다. 하지만 보훈병원은 서울·부산·광주·대구·대전 5개 지역에만 운영되고 있어 턱없이 부족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국 308개(경북 33개소, 대구 1개소) 의료기관을 위탁병원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지리·교통 환경이 열악한 농촌지역의 경우 일반병원을 찾는 사례가 더욱 많다. 경북 한 보훈단체 관계자는 “필요한 진료를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전국에 보훈위탁병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보훈의료지원제도 확대해야 ‘보훈의료지원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보훈의료지원제도는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국가를 위해 공헌한 유공자와 유가족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제도다. 국비로 제공받거나 일부 감면받는 대상자로 구분된다. 누구는 8만원, 누구는 5만원 지급 지자체별로 참전수당 달라 논란 예산부족한 지자체에 왜 떠넘기나 국가가 보훈대상자 예우 책임져야 국회 입법조사처 김성봉 조사관이 최근 발표한 ‘보훈의료 지원제도의 현황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국내 보훈대상자의 85％가 60세 이상이며, 특히 참전유공자(보훈대상자의 절반 차지)의 대부분은 80세 이상으로 경제적 빈곤과 만성노인성질환 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보고서를 통해 그는 “고령의 저소득 감면진료대상자에 대한 진료비 감면율을 높이고, 위탁병원 약제비를 지원해야 한다”며 “재정부담을 고려해 현행 위탁병원 감면진료대상자인 75세 이상의 대상자와 생활조정수당을 받는 저소득 보훈대상자에게 우선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보훈병원과 위탁병원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처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외래진료소 설치가 필요하다”며 “기존의 행정단위 중심이 아닌 지역사회의 생활권에 기반을 두고 교외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 외래진료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국가보훈처는 보훈예산 증액 및 의료예산 비중 확대와 관련해 다각도로 노력해 줄 것을 주문했다. ◆ 보훈수당 지역별로 ‘제각각’ 국가보훈대상자에게 지급되는 ‘명예수당’도 지자체별로 제각각이어서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북도내 참전유공자(6·25전쟁 및 베트남전)는 총 2만3천723명이다. 이들은 국가에서 지급하는 수당 외에 지자체로부터 참전수당이나 보훈수당을 매달 일정 금액 받는다. 또 본인 사망시 유가족은 사망위로금을 명예수당으로 지급받는다. 그러나 지자체별로 금액에 차이가 있다. 대구지방보훈청의 ‘지자체 참전수당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북지역은 우선 경북도가 참전유공자에게 매월 1만원의 참전수당을 지급하고 있고, 각 지자체는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8만원을 매달 지급하고 있다. 김천시가 8만원으로 가장 많고, 구미시·군위군 7만원, 봉화군 6만원, 나머지 19개 시·군은 5만원이다. 이외 보훈수당은 3만~5만원의 차이를 보였고, 사망시 유족에게 지급하는 사망위로금 역시 2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참전미망인 복지수당은 안동시, 고령·봉화·울진군 등 4개 시·군만 3만원씩 지급하고 있었다. 대구의 경우 모든 구·군의 참전수당이 5만원으로 동일하지만, 사망위로금은 달성군이 30만원을 지급하고 있고 나머지 구는 10만원이다. 특히 달성군은 보훈수당을 매월 3만원씩 별도로 지급하고 있으며, 참전용사들에게 연 1회 참전특별예우금 2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별로 수당이 다르자 갈등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는 지자체 소관이라며 손놓고 있다. 경북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가에서 지급하는 수당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별도의 조례를 만들어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라며 “보훈예우를 지자체에 떠넘기지 말고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 보훈정책 연구 다각적 노력 전쟁이 남긴 비극적인 역사 현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칠곡군은 참전유공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호국평화의 도시에 걸맞은 각종 보훈정책 추진과 참전유공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 국내 유일의 호국축제인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을 통해 참전유공자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고, 지난 2월에는 전국 최초로 보훈정책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현재 위원회에는 호국보훈 분야 교수, 보훈단체장, 관련 공무원 등 14명이 참여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2018년까지 칠곡군 호국보훈정책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 자문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칠곡군은 다양한 호국브랜드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낙동강전투 스토리텔링 전국공모전과 다부동전투를 소재로 한 ‘뮤지컬 55일’, 전투지역트레킹로드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군은 참전유공자들의 명예수당에 대한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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