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6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BBK 주가조작 사건 등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의혹을 수사하는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 등 공포안 1건 및 38건의 주요안건을 심의·의결한다. 

특검법 처리와 관련해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청와대 입장이 변한 것은 없고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새롭게 검토한 일이 없다"고 말해 특검법이 원안대로 의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특검을 실시하는 것은 국론을 분열시키는 저급한 정치인 만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요구한 바 있어서 특검법이 의결될 경우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정치권의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또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서 유형별 일일 평균 이용자 수가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이용자에게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지 않고도 회원가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처리한다. 

아울러 법조인력 선발 및 양성에 관한 기본 제도와 어울리지 아니하는 국가공로 외국변호사 제도를 폐지하고 판ㆍ검사가 직무와 관련해 형사소추되는 시점이 재직 중일 때뿐만 아니라 퇴직 이후라도 변호사 등록거부 및 등록취소 사유로 삼을 수 있도록 규정을 정비하고, 등록심사위원회에 민간인 등 비법조인의 참여 폭을 확대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도 의결한다. 

국무회의는 통상적인 근무시간인 주 40시간보다 짧은 주당 15시간부터 35시간까지의 범위안에서 근무하는 시간제근무공무원제도 도입을 위한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육아휴직요건 완화 등에 따른 승진소요연수 산입 방법 개선 및 결원보충 요건 완화 등 규정을 개정하는 내용의 '지방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처리한다. 

전자정부의 대국민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그 동안 민원인이 행정기관을 직접 방문하여 종이문서로 제출하던 각종 민원 서류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전자문서로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유재산법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한다. 

국무회의는 조정관세의 적용시한이 이달 말로 만료되는 16개 물품에 대해 내년 12월 31일까지 그 적용기한을 연장해 조정관세를 적용하도록 하되, 활뱀장어 등 8개 물품에 대해서는 조정관세의 세율을 2퍼센트 포인트부터 5퍼센트 포인트까지 인하하는 내용의 '관세법 제69조에 따른 조정관세의 적용에 관한 규정안'도 의결한다. 

또 할당관세의 적용시한이 이달 말로 끝나는 39개 물품 중 가공용 옥수수 등 9개 물품의 할당관세율을 인하하고, 제분용 밀 등 23개 물품의 한계수량을 조정하는 한편, 수입가격이 급등한 페로실리코망간 등 7개 물품을 적용대상에 추가해 총 46개 물품에 대해서 내년 6월 30일까지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내용의 '관세법 제71조에 따른 할당관세의 적용에 관한 규정안'을 의결한다. 

아울러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에 단장 1명을 두도록 하고, 기획단의 단장은 위원장인 국무총리의 명을 받아 사무를 처리하도록 하며, 기획단의 업무수행을 위해 필요하면 관계 행정기관이나 관련 단체에 공무원이나 임직원의 파견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밖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법 시행령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5ㆍ18민주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특수임무수행자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고엽제후유의증 환자 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처리한다. 

한편, 정부는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동서남해안 발전 특별법'에 대한 관련기관들의 심의를 위해 오전에 개최할 예정이던 국무회의를 오후로 미뤘다.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난개발 우려를 들어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특별법을 지지하는 지자체는 국토 균형 발전이나 연안권 발전을 위해 특별법이 시행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움직임에 반대했다. 

서영백 기자 ybse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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