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의 기준과 혜택 차이

몇 해전 세상을 떠들썩 하게 했던 윤일병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선임들의 가혹행위로 숨진 윤일병의 사연에 대한민국이 분노로 들끓었다.
윤일병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군 지휘부는 재발방지를 위해 병영문화를 혁신하겠다고 하며 윤일병을 순직처리하고 상병으로 추서하였고 이후 윤일병의 유족은 윤일병의 명예회복을 위하여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윤일병은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였고 보훈보상대상자로 지정되었다.

2012년 7월에 국가유공자 제도의 법개정이 있었는데 이전에는 국가유공자(공상군경)와 지원공상군경(본인의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으로 나뉘었으나, 2012년 7월부터는 국가유공자(공상순경)와 보훈보상대상자로 보훈체계가 개편되었다. 보훈관계법률이 밝힌 법개정 취지는 “보훈대상 중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아야 할 사람은 국가유공자로, 단순히 보상이 필요한 사람은 보훈보상대상자로 구분하여 예우 및 지원을 함으로써, 보훈의 정체성 강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개정된 법에 의하면 국가유공자는 군인이나 경찰, 소방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 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 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를 입고 전역하거나 퇴직한 사람으로서 그 상이 정도가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상이등급으로 판정된 사람이다. 보훈보상대상자는 단순사고, 전투체육 등 국가책임 차원에서 보상이 필요한 사람이다. 군인이나 경찰·소방 공무원으로서 국가의 수호, 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 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 포함)를 입고 전역하거나 퇴직한 사람으로서 그 상이 정도가 국가보훈처장이 실시하는 신체검사에서 제6조에 따른 상이등급으로 판정된 사람이 보훈보상대상자이다.

즉, 예전에는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 중 사망한 자’이면 국가유공자법상 ‘순직군경’에 해당하여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었지만, 지금은 ‘국가의 수호, 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 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자’만이 국가유공자법상 ‘순직군경’에 해당되고, 그 밖에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 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은 보훈보상대상자법상 ‘재해사망군경’에 해당되어 보훈보상대상자로 등록되게 된다. 이에 의하면, 단순 훈련 중 사고, 구타에 의한 사망, 군내 부조리로 자살한 경우 등은 국가유공자가 아닌 보훈보상대상자에 해당하게 될 뿐이다. 결국, 현행의 보훈관계법령에 의해 윤일병의 경우 ‘구타에 의한 사망’에 해당되어 국가유공자가 아닌 보훈보상대상자로 지정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입대해 아무 죄도 없이 사망해 버린 아들이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예우’의 대상이 아닌 ‘단순히 보상이 필요한 사람’으로 취급되는 것에 대한 유족들의 상실감도 매우 클 것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대상자는 국가로부터 받는 혜택에서도 차이가 있다.
보훈보상대상자(재해부상군경)는 보상금, 즉 유족연금이 국가유공자와 차이가 나는데 통상 연금은 국가유공자의 70% 수준이다. 게다가 자녀에 대한 병역혜택도 없고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도 없으니 비슷한 듯 보이지만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 대상자의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군전문 변호사인 천창수 변호사는 “단순히 같은 사례에 해당한다고 하여 모든 사례에서 같은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례로 자살군인은 국가유공자 제외사유의 하나인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의 경우’에 해당되어 대개 국가유공자 신청에서 탈락되지만 대법원 (2010두27363, 2012.6.18) 에서 “사망이 자살로 인한 것이더라도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국가유공자에 해당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같은 자살군인일지라도 사망에 대해 어떻게 증명하느냐에 따라 그 유족이 받는 보상이나 혜택은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천창수 변호사는 “구 국가유공자 보훈관계법에 의해 국가유공자 신청에서 탈락된 경우에도 다시 보훈보상대상자로 신청하여 신법에 의해 보훈보상대상자로 인정되는 사례가 있다”면서 “관련 법에 의해 국가유공자 신청에서 탈락되었다 하더라도 이후 다시 전문변호사와 상담하여 적절히 대응하면 자신의 손해에 대해 국가로부터 적합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조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