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

  저는 지금 오늘 여러분 앞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국민과 역사 앞에서 한 죄인으로 서 있읍니다.  앞에 되 뇌인 저 싯귀는 윤동주 시인의 참회록의 첫 부분입니다.이 싯귀가 지금의 저를 대변하는 것 같아 다시금 읊어 보았습니다.

지난 약 2 개월 동안의 시간은 저에게는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고통의 시간이었고 한편 으로는 지난 64 년의 저의 인생을 차분히 되짚어 보는 그야말로 값진 시간 이었습니다.

선친이신 박정희를 아끼시던 산업화시대의 영웅들의 피눈물 나는 성원으로 51.6% 의 국민들의 지지를 안고 제가 대통령이 되어 청와대로 다시 돌아 왔을 때 저는 제가 입으로 외치면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너무도 무지하였고 시대착오적인 한 독신녀에 불과 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그 출발이 오늘 아침의 골목시장에서 판매되는 콩나물 한 다발의 가격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을 저는 전혀 알지 못 했었습니다. 5 년이란 짧은 임기동안에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일을 많이 하고 싶었습니다. 저의 능력이나 국내 및 세계정세는 깊이 생각지 않고 그냥 “통일대박” 이니 “국민행복시대” 이니 “창조경제” 이니 “국민 대통합” 이라고 외치기만 하면 저의 입이 도깨비 방망이가 되어 모든 게 다 실현이 될 줄로 알았습니다. 국민적인 든든한 호응이 없이 그런 슬로건만 쫒아 가다보니 마음만 급해져서 작금의 최순실 사태 같은 게 유발 되었습니다.

제대로 철저한 준비 없이 정책만 화려하게 내세우다 보니 결국엔 이렇게 구름 잡는 식의 허망한 결과만 초래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항간에 떠도는 것처럼 세상 물정 너무도 모르는 수첩공주가 맞습니다. 이제야 저를 돌아보니 저를 구국의 용단으로 성원해주신 아버지를 기리는 세대분들께 정말 천추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습니다.

동서 화합은 그냥 서쪽 사람 몇 명 동쪽 사람 몇 명 서로 서로 섞어 놓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물과 휘발유를 섞어서 아무리 휘저어 보아도 마실 수 도 없고 자동차 연료로도 쓸 수 없는 골치 아픈 공해물질밖에는 안 된다는 것을 제가 깨달았을 때엔 이미 저의 국정방향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어 있었습니다.   51.6% 의 마지막 남은 이 땅의 참된 보수 우익 분들께서 이 땅 대한민국에서의 정통성과 자유경제체제의 숙명적 고수를 위해 저에게 이루 말 할 수 없는 큰 힘이 되어 주셨는데 저는 창피하게도 님들의 존재를 경시하고 줄곧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좌파 성향의 야당쪽 눈치만 보며 그들의 비위만 맞추려고 노력 했었습니다.

그리라도 하여 그들의 불평만 잠재우면 모든 게 다 잘 될 줄로만 알았던 게 저의 미숙하고 저능아적인 생각이었음을 뼈저리게 통감합니다. 

그리고 뒤 늦게나마 지난 2002 년 북한의 김정일을 만나고 온 일과 그 후의 저의 적절치 못했던 언사들을 후회하고 반성합니다.  일개 한 야당 지도자로서 적국의 수장을 만나고 온 사실이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도 시시때때로 저의 발목을 잡는 것을 깨닫고 저의 그 방북이 얼마나 주제넘은 일이였던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음을

이제서야 고백합니다.

좌우 대통합은 좌우에서 몇 사람씩 균등하게 섞어서 정부부서를 꾸리는 게 아니라 51.6% 의 보수 우익적  염원에 그 뿌리를 두고 이 나라를 다시금 자유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확립하는 차원에서 확고부동한 깃발을 청와대 앞마당에 높이 내걸고 그 기에 부합하는 인사를 좌측이건 우측이건 확실한 검증을 거친 다음 그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저의 소신껏  등용을 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번 최순실 사태가 일파만파로 폭증되기 시작할 때부터였습니다. 정말 부끄럽게 생각하고 다시금 51.6%의 보수 우익 분들께 무릎 꿇어 용서를 빌고 싶습니다.

이제 저는 오늘 다시 청와대 앞을 빈틈없이 메 꾸고 있는 촛불시위대와 멀리 남쪽으로 부터 몰려오고 있는 트랙터부대를 뉴스로 바라보면서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그동안의 기나긴 고뇌의 마침표를 찍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위대의 행위가 올바른 것이든 그릇된 것이든 간에 국가 원수로서 경세제민[經世濟民] 에  처절히 실패한 것이 모두 다 저의 부족함 이기 때문입니다. 연일 거듭되고 있는 촛불시위로 인하여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그야말로 말 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됨을 매일 목도하고 저는 저를 이제 내려놓기로  결단을 하였습니다. 경찰의 공권력과 사법부와 검찰의 공정성과 권위를 걸레처럼 만들어 버린 게 저의 가장 크나큰 죄라고 판단이 됩니다.

국민들의 불만이나 원성이 정당한 경로를 통해서 해결되지 못하고 오로지 이런 국가적인 소모전의 형태인 거대민중의 촛불시위 및 맞불시위로 발전하게까지 된 데에는 그 누구보다도 한나라의 국정의 우두머리인 대통령인 저의 불찰과 무능력 때문임을 절실히 깨닫고 오늘 저는 여러분과 대한민국의 역사 앞에 진정한 용서를 구하는 자세로 이 비상시국을 만든데 대한 책임을 지고 오늘부터 직무적 권력을 내려 놓겠습니다. 저의 잘못에 대한 법 절차가 필요한 것이니, 탄핵 절차를 조용히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국가법에 따라 그동안 국무총리가 저의 직무를 대행하게 될 것 입니다.

한 여성으로 태어나 가정도 한번 제대로 경영해본 경험이 없이 수천만 가정을 아우르는 한 국가를 경영하고자 무모하게 나섰다는 제 자신이 지금은 마냥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저 때문에 밤잠 설쳐가며 마음 조리고 기분 상해하는 일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그동안 저의 아버님의 시대를 기리며 저를 무조건적으로 지지 해주셨던 소위 산업화 시대의 역군과, 국가의 명을 받아 목숨 건 전쟁터에서 희생되고 공헌하므로서    이 나라를 세계 속의 한국으로 우뚝 서게 만들었던 파월 참전자님 여러분들은 대한민국의 영웅들입니다.   그런 영웅 분들의 진영에서 까지도 저 때문에  갈등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정말 가슴이 메이도록 아팠습니다. 저와 보수진영의 명예를 최대한 회복해보고자 어떻게 해서라도 좋은 임기를 제대로 채우고 싶었는데 나라가 사분오열되고 있는 양상을 보면서 저 자신이 너무도 원망스러워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습니다.  오늘을 기점으로 서로 보듬고 위로하고 화해해주시길 진심으로 당부 드립니다. 국가가 처한 어려운 안보 상황을 위해서 말입니다.저 보더 더 소중한 것은 자유 민주주의 가치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여러분들과 앞으로 저를 대신해서 국정을 총괄해주실 권한대행자 현 국무총리분과 또 앞으로 머지않아 새로이 대통령이 되어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게 되실 후임 대통령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올바른 국정의 시작은 삐뚤어진 역사를 바로 잡는 일 부터 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역사는 그 위에 국가라는 거대한 유기체적 몸체를 세우고 키우는 기초입니다. 이 기초가 부실하면  그 기초위에 세워지는 국가는 언제 어디서 병들고 허물어질지 모릅니다.  한마디로 사상누각이란 것 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너무도 무능하였습니다. 먼저 5.18 광주사태와 제주 4.3 사태를 역사가들 및 여러 관련 전문가들의 포괄적인 공론의 장을 통해서 바로 잡지 못했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비신사적이며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한쪽의 편을 들어서 많은 보수우익 진영에 깊은 원한을 심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역사 바로 잡기 차원에서 중등과정의 국사교과서를 대한민국의 정통성보존을 위한 차원에서 국정으로 바꾸고자 저로서는 온갖 반대급부를 무릎 쓰고라도 이것 하나만이라도 보수 우익적 차원에서 결론을 내어 보고자 하였는데,                                                                     차후에 국정을 이끌어 가실 분은 부디 저의 전철을 밟지 마시고 범국민적 공분의 대상이 되고 있는 5.18 광주사태와 제주 4.3 사태부터 그 어떤 후유증이 뒤따르더라도 깔끔히 정립하고 국정을 돌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정의를 따르는 우리대한민국의 숙명입니다. 정의와 진실은 결국엔 승리한다는 것이 만고불변 의 진리입니다. 두려워 마시고  꼭 그리 하시길 진심으로 당부 드립니다.

그리해야 국가의 정통성이 확립되고 공권력이 살아나며  검찰 및 사법부가 그 권위를 찾아 올수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위정자들의 거짓과 위선, 부정부패가 그 위력이 쇠하여 질 것입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저의 미숙함과 판단착오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많은 보수우익어르신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갖가지 국정의 실패를 저의 남은 인생동안 두고두고 속죄하며 살겠습니다. 끝으로 잘못이 많았던 저를 용서 해주시고 저 때문에 마음 상하신 저의 아버님의 시대를 기리시는 분들께 아버님을 변함없이 사랑해주시고 기억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며 이만 사과의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가정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빌겠습니다.

닉네임 노상이라는 분의 글을 퍼온 후 일부 첨삭 인용한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