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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겨레21통신 구수정 베트남 참전군인들은 광기양민학살
부끄러운 역사의 청산으로 반전·평화·인권의 시대를 열자 20세기 광기와 야만이 부른 베트남전 한국군 양민학살 -부끄러운 역사의 청산으로 반전·평화·인권의 시대를 열자 구 수 정 (한겨레 21 통신 원) 1.들어가는 말 한국군의 베트남전 파병을 결정했던 박정희 정권 시절, 그리고 바로 그 전 쟁에서 전과를 올린 전두환이 정권을 잡았던 시절, 베트남전에 대해 말하 는 것은 정권에 대한 도전이며 국가의 기강을 뒤흔드는 일이었다.‘월남에 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사’가 고엽제에 온몸이 썩어들어가고 그의 전우가 해질 무렵이면 옥상에 올라가 돌을 던지며“받아라 수류탄”을 외치는 동 안 아무도 그것이 베트남전의 후유증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정권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월남패망’온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고취시키는 무기로 작용했 다. 베트남전의 진실은 오히려 베트남전 참전 청험을 지닌 교련선생들의 무 용담 혹은 군대에서 전해내려오는‘전설을 통해 간간히 그 단면을 드러내 곤 했다.“자유와 정의의 십자가”로 칭송받던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은 사 실미국의‘용병’에 지나지 않았으며“피도 눈물도 없는”베트콩을 잡은 혁 혁한 전과 속에는 이제 막 세상과 인사를 나눈 갓난아이와 자신을 방어할 무기조차 지니지 못한 여인네와 노인 등 양민을 학살한 행위도 포함되어 있 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군대와 극우반공주의자들의 선동, 선전, 언론의 직무유기로 한국에서 베트남전의 진실은 이제껏 어둠 속에 암장되어 있었 다. 베트남전에 대한 논의는 금기사함(?) 우리가 흔히 베트콩이라 부르는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 중앙위원회 전 간부 가 프랑스와 일본의 지배 하에서 반외세민족해방 투쟁에 참여했으며 여성 을 포함한 39명이 하나같이 투옥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반해 5천 명 의 한국군이 목숨을 바쳐 도운 소위‘자유 월남’정권에는 과거 민족해방 을 위해 싸운 사람이라곤 육군 중령 한 사람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베트남전 쟁이 민족해방세력과 반역세력의 대결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베트 남전은 민족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내전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우리 가 이해했던 것처럼 베트남전이 단순한 공산주의 대 반공산주의의 대결이 아니라 민족해방전쟁과 독립전쟁의 성격을 띠고 있었으며, 또한 미국의 청 치군사적 패권을 위한 세계지배전략의 산물이었다는,온세계가 다 알고있는 사실을 한국 국민은 모르고 있었다. 제 3세계의 고통과 시련을 상징하는 베트남전쟁은 당시 제 1세계 내부에 반전평화의식의 고양과 비판정신의 부활을 가져오기도 했다. 특히 유럽의 새로운 지식인 계급을 대규모 봉기의 대열로 이끌어냈다.1968년 5월혁명이 그 대표적인 예의 하나이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자유와 이성’의 새로 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던 베트남 전쟁은, 한국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을 촉발시켰다. 박정희 군부세력은 베트남전쟁올 밑거름 삼아 정권의 초석을 다지고, 나아가 3선개헌을 통한 정권연장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박정회 독재정권의 긴 폭압정치가 시작되면서 한국에서는 일체의 논의 자체가 금지 되었다. 베트남전쟁과 관련 양민학살은커녕 그 성격에 대한논의도‘금기’ 가 되었다.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의 양민학살에 대한 얘기는 풍문으로만 떠 돌았다. 이 금기의 벽은 80년대에 들어서도 허물어지지 않았다. 풍문의 진 실을밝히려는 개인과 집단은 보수우익 세력과 '참전군인회'의 협박, 폭력 에 시달려야 했다.1990년 7월 참전군인들이 사흘간 월간<말>의 사무실을 점 거하고, 기자들에게 폭언과 폭력을 일삼았으며, 사무실의 집기를 부수는 난 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들은<말>지가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재미언론인 검민웅씨가 미국 민간인 보고서 를 기초로 베트남전에서의 한국군 양민학살사건읖 폭로한 것이 발단이 되었 다.1994년에는 김숙희 당시 교육부 장관이‘용병’발언으로 취임 일주일반 에 장관직을 물러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트남전의 진실에 대한 침묵과 외면은 베트남인들에게는 고통과 모욕을,한국인 의식의 심층에는 굴 종과 야만을 뿌리내리게 했다. 한국에서 베트남전에 대한 언급 자체가 금기 시 되었던 그 긴 세월 동안 베트남인들은 묵묵히 눈물의 위령비를 세우며 위령제를 올리고 한국군 양민학살 자료집을 만들어 자신의 상처를 역사에 새기고 있었다. 베트남전은 우리에게 잊고싶은 전쟃이다. 그러나 가해자이 든 피해자이든 상처받은‘과거’를 들추어내는 과정이 없이는 화해와 평화 의‘미래’도 없을 것이다. 비록 그것이 양심에 칼을 대는 아픔을 통해서 만 가능하다 할지라도. 역사는 우리에게 의문부호 하나를 던져놓는다. 과연 그대들에게 진정한 반 성은 있는가. 2. 베트남전 개략 전쟁에는 언제나 분명한 목적이 있다. 모든 전쟁은 사전에 계획되고 치밀 하게 준비된 시나리오에 의해 실행되는 것이다. 베트남 전쟁 역시 우발적 인 사건이 아니라 사전에 예비된 전쟁이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베트남 전은 60년대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1946년에 시작되었다. 반쪽의 승리,제네바 협정 베트남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1945년 연합군의 승리로 얼본의 점령에서 해방 된다, 그러나 100년간 인도차이나 반도를 지배했던 프랑스는 다시 베트남 을 식민지화하기 위해 군사적 재 점령을 시도한다. 그리고 미국은 이러한 프랑스의 재식민지 전략을 도왔다. 49년 11월 프랑스군이 베트민에 대한 총 공격을 개시하는 데는 미국의 지원이 약속되어 있었다. 1948년 동유럽의 대 소대공 대결 군사체제인 북대서양방위조약(NATO)의 체결로 미국과 프랑스 는 이미 군사동맹국의 관계에 있었던 것이다. 독립을 지켜내려는 베트남 인 민들과 프랑스간의 8년 전쟁은 1954년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프랑스군의 결 정적인 패배로 끝이 났다. 그러나 디엔버엔푸에서의 기념비적인 승리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제네바 협정의 테이블에 앉아야 했고, 역설적이게도 바 로 디엔비엔푸 승리의 결과물인 제네바 협정으로 인해 국토와 인민이 남북 으로 분단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결국 그것은 반쪽의 승리에 지나지 않 았으며, 이때부터 미국과의 새로운 전쟁의 막이 올랐다고 할 수 있다. 도미노이론의 주술 공식적으로 베트남 전쟁이 시작된 것은 통킹만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북베 트남에 대한 군사행동을 단행하는 1964년이지만, 사실 인도차이나에 대한 미국의 개입은 그 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제네바 협정 이후 미국 은 남베트남에 친미반공정권인 고딘디엠 정권을세우고 대리통치를 시작한 다. 미국이‘동양의 처어칠’이라 치켜세운 고딘디엠은‘남북 총선거 실시 를 통한 통일정부 수립’이라는 제네바협정의 규정 이행을 거부한다. 약속 대로 남북 총선거가 시행될 경우 호치민이 이끄는 베트민의 승리가 확실시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이 고딘디엠읖 대통령으로 한 친미반공 정권읖 세우고 지원한 논리의 기반이 소위‘도미노 이론’이었다. 호치민이 통일베 트남의 대통령이 된다면 베트남의 공산화가 이루어지고 만약 베트남에서 공 산주의가 승리한다면 인도차이나 전체가 공산화되고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전쟁의 위험성이 커지게 될 것이라는 게 이른바‘도미노 이론이다. 남베트 남이 그토록 미국에게 치명적으로 중요한 곳이 된 연유도 거기에 있다. 미 국의 남베트남 개입을 더욱 촉구한 것은 바로 공산주의 대 자유주의라는 냉 전의식과 '도미노 이론' 이었다. 미국은 스스로를 '세계의 경찰'로 자부하 였고, '자유세계의 안전'이라는 명분은 '도미노 이론'에 날개를 달아주었 다. 미국의 세계지배의 환상과 상호작용하면서 도미노이론은 주술적 힘을 발휘한다. 미국의 전쟁음모, 통킹만 사건 제네바 협정으로 약속된 총선거가 무산되고 고딘디엠 정권의 전횡, 무차 별 체포, 강제수용소의 급증 등 반민주성과 부정부패의 만연 등으로 남베트 남 민중들의 불만은 고조된다. 1955년부터 1963년까지 미국은 남베트남 군 사예산의 85퍼센트를 원조하였으며, 민간부문과 군사부문읖 합한 전체 사이 공 청부 예산의 3분의 2를 지원하였다. 그러나 친미정권을 통해 대리 반혁 명으 추진한다는 미국의 전략은 큰 차질을 빚었다.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 와 뒷받침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바로 그 때문에 고딘디엠 정권의 폭정과 부패는 당시 베트남 인구의 90%에 해당하는 농민, 학생, 지식인들의 대규 모 저항을 초래하였고,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베트콩)의 세력만 키워주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미국에 의해‘베트남의 이승만’이라 평가받은 고딘디 엠은 그 이름대로 이승만과 같은 운명을 밟았다. 고딘디햄이 자기 민중파 군부에 의해 살해되고, 연속적인 군사 쿠데타가 이어지는 등 남베트남이 내 란사태로 치닫게 되자 미국은 베트남에 직접 개입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그 선호탄이 통킹만 사건이다. 통킹만 사건은 미 해군함정 매독스호가 공해 상에서 북베트남 어뢰정 3척으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이에 대해 보복공격을 가한 사건이다. 그러나 북베트남에 대한 폭격 은 통킹만 사건의 대응조치로 취해진 것이 아니다. 미군부는 이미 그 수개 월 전부터 북베트남의 영공, 영해를 빈번히 침범하면서 은밀한 군사행동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북베트남이 매독스호에 수차 경고를 발한 후 공격을 가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즉 북베트남의 대응은 미 매독스호 의 영해침공에 대한 정당한 방위행동이었다. 게다가 매독스호에 대한 북베 트남의 제 2차 공격이 있었다는 미 정부의 주장은 있지도 않은 사건을 조작 한 것이었다 .결국 통킹만 사건과 북폭은 미 군부가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 으로 사전 계획된 시나리오에 의한 군사확대였다는 사실이 미 국방성 비밀 문서에 의해 밝혀졌다. 통킹만 사건은 전쟁을 시작하기 위한 사전포석이었 으며, 미국의 북폭으로 사실상 선전포고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구정대공세, 반전의 확산 1965년에 발발한 베트남 전쟁은 1968년에 정치적 전환점읖 맞는다. 1968 년 1월31일의 구정대공세는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이 대부분의 농촌과 도시 를 장악하는-비록 잠시이지만-결과를 낳는다. 미국온 이에 경악했다. 당시 미국의 공식 분석에의하면, 남부베트남의 공산게렬라의 숫자는 29만 명 정 도였다. 그러나 구정대공세 때 그들의 숫자는 50만에서 60만으로 불어나 있 었다. 이는 미국민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었다. 구정대공세는 공산게 렬라가 남베트남 민중과 맺고 있는 연대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미 국민들은 미국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싸우는 것인지에 대해 본격적으 로 회의하기 시작한다. 구정대공세로 남베트 남민족해방전선과 북베트남군 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그것이 미친 국내외의 반향은 대단했다. 미국내 에서 반전시위가 본격화하였고, 유럽에서는 학생과 노동자들의 대규모 봉기 가 얼어났다. 1968년 5월 혁명이 그것이다. 동구에서는 소련의 제국주의와 스탈린주의에 저항하는‘프라하의 봄’올 촉발시켰다. 구청대공세 이후 미 국은 베트남에서의 승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미국내에서는 반전세력에 의 해 국론이 분열되고, 베트남 전쟁의 비인도성은 세계의 양심을 자극, 국제 여론도 날로 미국에게 불리해져갔다. 이에 미국은 베트남전의 국제화 전략 을 수정, 베트남전의 베트남화를 꾀한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거인 은 이제 자신의 권위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협상테이블에서 보다 많은 양 보를 받아내야 했다. 이런 연유로 미국의 작전은 더욱 잔혹해진다. 네이팜 탄과 고엽제의 대량살포로 베트남의 모든 숲과 들판이 불타고, 마을에서는 체계적인 학살이 일어난다. 밀라이 양민학살은 베트남전 당시 미국의 최대 양민학살 사건이다.1968년 3월 16일 아침, 선미지역의 작은 마을인 솜랑에 로켓헬기의 기관총으로 엄호사격을 받으며 군인들이 투입되었을 때 주민들 의 저항은 없었다. 그러나 미군들은 사랍들을 모이게 하고,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여인들은 윤간을 당하였고 모든 집들은 불탔다. 미국이 베트콩소탕 작전이라 이름했던 이 전투(?)에서 베트남 양민은 모두 504명이 희생되었 고, 미군의 피해는 이 끔찍한 학살에 혐오감을 느껴 스스로 자신의 발에 총 을 쏜 혹인 부상자 1명이 전부였다. 어린아이는 예비 베트콩 노인은 전(前)베트콩?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 살상과 파괴는 베트남 전쟁이 인민의 전쟁 (people's war)이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에 다름아니다. 한 사 회, 한 민족의 구성원 전체를 남녀노소, 무장 여부를 가리지 않고’적’으 로 규정해 제거하는 것은 인민의 전쟁에서 제국주의 군대가 약소민족 인민 을 대하는 방식이다. 베트남의 밀라이 마을에서 미군들의 눈에는 어린아이 들도 예비 베트콩으로 그리고 노인들은 전(前)베트콩으로 싹쓸어야 할‘빨 갱이’로 간주되었던 셈이다. 미군의 눈에는 베트콩 사람들이‘사람’으로 보이지 않았기에 학살은 가능했다. 베트남전에서 미군들은 베트남인들을 ‘국(gook)’즉 오물, 때, 찌꺼기라 불렀다. 사실 이 말은 베트남사람들보 다 한국사람들이 먼저 들었던 말이었다.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들 역시 한국 인들을‘국’이라 불렀다. 그리고 노근리에서 미군들은 또 이 노오란‘국’ 들읖 마구 쏘아 죽였던 것이다. 베트남의 전 국토를 초토화시키고, 베트남 인들의 참혹한 시체만 널려있는 들판 위에 그들이 세우고자 한 자유와 정의 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미국의 최신식 무기와 압도적인 물량공세에 베 트남은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과 민중과의 혁명적인 연대로 맞섰다. 미국이 물리적 위력을 가하면 가할수록 오히려 민족해방 세력은 더욱 강대해지기 만 했다. 미국은“베트남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고 공언하며 2차대 전 당시 태평양전쟁에서 연합국이 전체적으로 사용한 폭탄량보다 1.5배나 많은 약 9백만 톤에 달하는 폭탄을 그 좁은 땅덩어리에 퍼부었지만, 결국 “미국의 국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선언과 함께 두손을 들어야 했다. 세 계 최강의 미국은 만신창이가 되어 동남아시아의 한 약소민족과 협정을 맺 고 73년 2월, 27년만에 이 파란많은 땅에서 물러나야 했다. 미국이 실패하 고 만 것은 베트남에 대해 너무 무지했던 탓이다. 베트남전쟁은 미국이 이 해했던 것처럼 단순한 공산주의와 반공산주의의 대결이 아니라 민족주의와 제국주의, 식민주의와 독립투쟁, 혁명과반혁명, 통일과 분열, 자유와 억 압, 애국자와 민족반역자, 백색인과 황색인, 초현대식 무기와 원시적 소총 등등 20세기의 모든 모순과 갈등이 뒤엉켜 있는 복합적인 전쟁이었다. 미국 의 지도자들은 이 사실을 몰랐거나 아니면 애써 무시해 버렸다. 베트남전쟁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인민의 전쟁’의 성격을 띠고 있었고, 물과 고기처럼 베트콩과 인민이 끈끈하게 결속되어 있었으며, 정규전이라기 보다는 게릴라전의 상황을 피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인들은“베트콩과 양민의 식별이 불가능했다”라는 상황논리로 양민학살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베트남의 퇴역장성 레 치투언 장군은“우리는 우리집에 가만히 있었던 거 아닌가. 당신네들이 남 의 집에 와서 다 죽이고 다 때려부순 것 아닌가. 우리가 언제 남의 나라 집 에 갔는가. 당신들 같으면 누군가가 당신 집에 와서다 부수고 다 죽여버리 는데 문 걸어닫고 싸우지 않겠는가. 농민이 총을 들고 나서는 것도 내 조국 을 지키는 일이었다“라며 베트남전쟁이 외세에 대항하는 민족해방전쟁이었 음을 피력했다. 한편, 미국이 수행한 베트남전쟁은 바로 자신의 국민들에 의해서 거부당한 전쟁이기도 했다. 1961년부터 75년까지 베트남 전쟁에 참 여하지 않기 위해 징집을 기피하고 해외로 망명하고 징집을 거부한 미국 청 년들의 숫자는 무려 57만 명에 달한다. 또한 베트남전쟁이 최정점에 달하 는 1968년 한해 동안 베트남에서의 미군 탈주병들이 5만3천3백52명에 이른 것은 세계 어느 전쟁에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베트남 전장에 서 죽은 군인들은‘히에로’(영웅)의 칭호를 받기는커녕 미국민 들에게‘개 죽음’,이라는 모욕을 받았다. 베트남전쟁을 수행한 미국 지도자들이 내세 운‘자유세계의 수호’라는 대의명분은 자신의 국민들조차 설득할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한 것이었다. 이러한 전쟁에 한국군이 파견된다. 전세계 모든 나라가 이름하여 부도덕한 전쟁, 20세기 가장 비인도적인 전쟁이라 불렀던 바로 그 전쟁에 한국의 노오란‘국’(gook)들이 용병으로 투입된 것이다. 3.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 박정희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머나먼 열대의 전장으로 떠나보내며‘성전만 리’라는 표현을 썼다. 베트남전은 공산주의에 대항하는‘반공성전’이라 는 뜻이다. 베트남전이 반공성전이 아니라‘인민의 전쟁’,‘민족해방전 쟁’,‘통일전쟁’동의 복합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것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한편, 한국군의 파병은 한국전 당시 미국에게 입은 은혜를 갚 기 위한 것이라는 게 도의적 명분이 되었다. 한국이 미국의신세를 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미국의 신세를 가장 많이 진나라를 뽑 는다면, 단연코 영국이다. 미국과 영국은 조상을 같이 하는 형제국가이며, 1차 세계대전은 물론 2차 세계대전에서도 나치독일에 의해 멸망될 단말마 적 순간에 영국을 구출해준 것도 미국이요, 전쟁으로 인한 총체적 파탄으 로 삼류국가로 전락하고만 영국을 마샬플랜에 의해 다시 일류국가로 발돋움 하도록 도와준 나라도 미국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거듭되는 요청에도 불구 하고 영국은 사이공의 탄선넛공항에 단지 6명의 의장대를 파견하는 것으로 간신히 미국의 체면을 살려주는 데 그치고 만다. 영국 정부와 국민들은 베 트남전의 본질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1965년 미국은‘베트남전의 국제화’를 통해 대베트남 군사 개입의 명분을 확보하고자 25개국에 참전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요청에 화답한 나 라는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대만, 필리핀, 타일랜드, 영국, 한국 등 7 개국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6개국은 대부분 포병대 와 공병대 등 실제 전투와는 관련이 없는 부대를 파견했다. 한국은 미국의 요청에 제일 먼저 반응한 나라였고, 유일하게 전투병력을 파견한 나라였으 며 32만 명에 이르는 가장 많은 병력을 파병한 나라였다. 한국군 파병결정,박정희 정권의 선택 공식적인 한국의 베트남전 파병은 1965년에 이루어지지만 사실 한국군의 파병논의는 1950년대 이승만 정부에서부터 비롯된다. 1954년 제 1차 인도차 이나 전쟁에서 프랑스군이 베트민에게 밀리고 있던 시기에 유엔 극동군 사 령관 존헐 장군은 기자회견을 통해“한국의 이승만 대통령은 인도차이나 공 산군과 투쟁하고 있는 프랑스 군대를 원조하기 위하여 한국군 전투사단을 인도차이나에 파병할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이 제의에 반대 이승만의 베트남 파병시도는 좌절된다. 미국 역시 한반도에 주한미군 이 주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에 군대를 보내는 것은 미국 내 여론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 이 제안을 거절한다. 베트남 파병이 다시 거론된 것은 1961년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박정희와 케네디의 1차 회담에서였다.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부는 그 정통성에 치명적 인 결함을 지니고 었었고, 따라서 미국의 지지에 정권의 존폐 여부가 달려 있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담에서 미국은 한일국교정상화와 민정이 양의 실시(최소한형식상 선거를 실시해 합법적 정부의 모양새를 갖출 것) 를 요구하고, 박정희는 베트남 참전 가능성을 포함 베트남전의 한국 지원 을 제의한다. 결국 1963년 대통령선거에서 박정희가 윤보선 후보를 15만 표 차로 가까스로 누르고 당선됨으로써 제 3공화국이 출범하게 되지만, 박 정희 정권은 첫 임기 4년 동안 한일국교정상화에 대한 반정부 시위, 야당 의 극렬한 반발, 집권당 내부의 통치권에 대한 강력한 도전 둥 정치적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정희 정부는 베트남 파병을 국내 의 비판적 여론을 외부로 돌릴 수 있는 하나의 돌파구로 생각했을 수 있 다. 합법적인 민간정부를 쿠테타로 전복 정권을 탈취하였다는 태생적 한계 를 안고있는 박정희 정부는 경제성장을 이루는 것으로 정권의 정통성을 확 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1960년대는 미국의 군사 경제 원조가 급감하는 시기 였고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무상원조에 기반을 두고 수년간의 성장을 거듭 하던 한국경제는 50년대 말 이후부터 전반적인 불황기에 접어들게 된다. 심 각한 자금부족과 외화부족에 시달리고있던 상황에서 박정희 정부는 경제개 발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한국군의베트남 파병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박정희 정부는 베트남 참전을 통해 일본이 한국전쟁에서 누렸던 이 른바‘경제특수’를 노렸고, 대규모의 외국차관 도입, 미국의 경제, 군사 원조 확대, 한일협력 등의 목적을 획득하고자 하였다. 한편 베트남 파병의 또 다른 주요 동기의 하나는 주한미군의 계속적인 주둔, 군원이관계획의 지 연, 군장비의 현대화 등 미국의 한반도 안보공약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었 다.실제로, 당시 한국군을 보내지 않으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병력 을 베트남으로 돌리게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었던 게 사실이다.‘한 국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없다’라는 미국의 확약은 최초의 한국군 전투부 대 파병을 앞두고 이루어진 협상과정에서 한국정부가 이끌어내고자 하는 주 요한 양보사항이었다. 또한 한국전쟁 이후 실전경험이 없었던 군을 훈련시 키기 위한 목적도 내포되어 있었다 .이처럼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복합적 인 위기에 직면해 었던 박정희 정부는 대내적인 위기 타개의 돌파구로서 베 트남 파병을 활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 파병은 단순히 미국의 압력 에 따른 불가피한 선태이었다기보다는 오히려 제3공화국정권이 처한 대내외 적 위기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파병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보아 야 할 것이다. 박정희는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구축 한다.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목숨이 팔려가고 있었다. 우리의 삶과 죽음이 독재자의 손아귀에서 결정되고 있었다. 베트남이 어디에 있는 땅인 지, 베트남 인민들이 진실로 우리의 도움을 부르는지, 베트남전쟁이 정규전 인지 게릴라전인지에 대한 이해도 없이 전쟁의 광기와 슬픔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눈부셨던 한국의 젊은이들이 그렇게 머나먼 남쪽나라로 가는 군함 에 올랐다. 그리하여 박정희 정권은 우리민족이 5천년을 이어온 순백의 역 사에 최초의 전투부대 파병이라는 하나의 오점을 찍고 만다. 참전의 대가, 고속성장 한국군은 64년 9월 22일 베트남 남부 붕타우를 통해 비전투 부대인 태권도 교관단과 의료단을 파견한 것을 시작으로 베트남전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65년 10월에는 청룡부대(해병 제 2여단)와 맹호부대(수도사단)가, 66년 4월 과 9월에는 맹호 제26연대와 백마부대(9사단)가 전투부대로 베트남에 상륙 했다. 베트남의 동맥인 1번 국도를 잇는 주요 도시마다 한국군 부대가 자리 했다. 백마부대는 캄란, 닌호아, 투이호아에 주둔했고, 맹호부대는 송커 우, 뀌년, 푸캇에 그리고 청룡부대는 쭈라이, 호이안, 다낭에 주둔했다. 주 베트남 한국군 총사령부는 사이공에 주베트남 한국군 야전사령부는 나짱에 있었다. 이 기간 중 한국군은 모두 1,170회의 대대급 이상 대규모 작전과 55만6천 회의 소규모 부대 단위작전을 수행했다. 1965년부터 1973년까지 9 년간 청룡, 백마, 맹호부대 등 총 31만2853명의 따이한이 머나먼 열대의 땅 베트남을 다녀갔다.그 중 4,687명은 하나뿐인 자신의 생명을 이 열대의 땅에 부려놓고 원혼으로 돌아갔다.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의 피와 땀의 대가 로 한국은 경부고속도로를 놓고 70~80년대로 이어지는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졌다. 미국은 가난한 아시아의 청년들로 하여금 또 다른 아시아의 청년 들 죽이라고 파월 한국군의 일체의 경비를 부담하고 해외전투수당을 지급했 다. 또한 그들이 베트남에서 목숨을 파는 대가로 한국에 해외차관파 수출시 장의 확대, 군사, 경제, 기술의 원조를 약속했다. 한국은 베트남 파병을 통 해서 이십억 달러의 경제특수를 얻었다. 또한 베트남전에서 우리 군대의 작 전능력과 실전경험을 쌓았으며, 미국의 지원으로 군장비의 현대화를 실현 할 수 있었다. 우리의 가난했던 아버지와 삼촌과 형이었을 대부분의 참전군 인들은“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베트남에 가서 죽더라도 돈이나 벌어오자” 는 각오로 낯선 이방의 나라로 떠났다. 그리고 우리 젊은 세대들은 아버지 세대의 희생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수혜자인 셈이다. 우리가 직접 참전 을 했던 세대는 아니지만 베트남전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가 여 기에 있다. (참조 l)참전국 오스트래얼리아 200명-7천명(린든 존슨의 압럭) 뉴 질 랜 드 30명-5백명 대 만 30명 팔 리 핀 17명-2천명(마르코스) 타 일 랜 드 1만 1천명 영 국 6명(의장대) 한 국 약 5만명의 전투병 (참조 2)미군 참전 현황 *참전기간:1961년-1973년 3월 28일 *참전인원:연 350만명 *전사자:56,000명 (참조 3)베트남군 참전 현황 *인구(남베트남:1880만 북베트남:2270만,총 4100만) *전쟁 중 사망:110만명(군인) 150만명(민간인) 총 260만명 사망 *전쟁 중 부상:400만명 (참조 4)월남전 전사 및 부상 전 사 부 상 *미군 5,6000 200,000 월남군 200,000 500,000 월맹군 900,000 1,500,000 민간인 1,500,000 3,000,000 한국군 5,000 16,000 4.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양민학살 흔히들 베트남전을‘전선 없는 전쟁’이라 부른다. 베트콩은 어디에도 있 었고, 또어디에도 없었다. 베트남 사람들조차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소 이더우’(녹두콩을 섞어지은 찰밥)라 불렀다. 찰밤에 녹두콩이 섞여 있는 것처럼 인민과 베트콩이 끈끈하게 결속되어 있었다는 뜻이다. 낮에는 정부 군이 통제하지만 밤에는 베트콩이 지배하는 마을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 서, 한국군으로선 아군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양민들을 향해 총 부리를 겨누어야 하는 현실에 맞닥뜨려 있었던 건지도모른다. 학살은 이미 예고되어 있었다. 한-미 공동 작전 시 미군은 주로 후방에서 포를 쏘고 한 국군은 직접 마을에 들어가 작전올 펼치는 동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졌다. 한 국군 지휘부는 작전시‘깨끗이 죽이고, 깨끗이 불태우고, 깨끗이 파괴한 다’‘놓치는 것보다는 오인 사살아 낫다’‘보이는 것은 모두 베트콩이 다’‘물(인민)올 퍼내셔 고기(베트콩)를 잡는다’‘어린이도 첩자다’‘땅 굴이 있는 집은 모두 베트콩이다’등의 전술지침을 가지고 있었다. 총구는 양민들을 향해서도 열려 있었던 것이다. 한국군 양민학살 숫자는 9처여 명 이상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은 아군 전사 5천명에 적군 사살 4만1400여 명이라는 무려10배에 가까운 전과를 올렸다. 보통 게렬라 전쟁에서는 게릴라군보다 정규군의 피해가 높은 것이 보편적인 현상인데도 불구하고 한국군은 이례적 인 전쟁기록을 남긴 것이다. 또한 이밖에도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공식 적인 통계로는 집계된 적이 없는 베트남 양민들의 희생이 있었다.베트남 문 화통신부에서는-아직 불완전한 통계라는 단서를 탈고 있긴 하지만-한국군 에 의해 집단 학살당한 양민의 수를 대략 5천명으로 보고 었다. 그러나 이 자료는 80년대에 조사된 일부 양민학살의 통계만을 집계한 데 지나지 않는 다. 당연히 한국군 양민학살 현장의 주민들은 이 수치를 신뢰하지 않으며, 정부가 정확한 진상조사에 소극적이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 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숫자가 베트남 문화통신부가 공인한 수치의 배를 념 어서는 곳도 있었다. 필자가 직접 현장을 답사하고 베트남측의 자료와 미 국 민간인보고서 자료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한국군이 주둔했던 남부 베트 남 5개성에서 약80여 건의 양민학살 사건이 발생하였고 총 9천여 명 이상 의 양민이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별첨 참조). 물론 이 또한 지금까지 밝혀 진 양민학살 사건만을 통계로 정리한 것일 뿐이고 아직까지 미확인된 양민 학살이 많은 만큼-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의 외교부장 응웬티빈은 70년대 초 반 비동맹회의에서 한국군의 공식적 양민학살 건수가 약 3천 건에 이른다 고 발표하기도 했다-한국군 양민학살의 희생자 수는 이후로도 계속 늘어나 게 될 것이다. 어린 아0|도 울음을 그치게 한 따이한의 용맹 주월 한국군 참전 3훈에는“적에게 용감하고 무서운...월남인에게 예의바 르고 친절한 따이한이 되자...”고 적혀 있다. 초대 주베트남 한국군 총사 령관이었던 채명신 장군은“한 명의 베트콩을 놓치더라도 100명의 양민을 보호하라”는 게 한국군 전술방침이었다고 주장한다. 한국군들이 길을 닦 고,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생필품을 지원하고 태권도를 보급하는 등 대민 지원 사업에도 전투에 못지 않은 공력을 기울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한국군의 전부는 아니었다.“저기 따이한이 온다”하면 어린아이가 울음을 뚝 그칠 정도로 한국군은 용맹(?)을 발휘하기도 했다.“한국군이 처 음 마을에 들어올 때 수많은 사람들이 학살을 당했어. 한국군이 마을에 주 둔할 당시에 주민들은 마을 밖으로 쫓겨나야 했어. 전쟁이 끝나고 한국군들 이 마을을 떠나고 나서야 사람들은 다시 마을에 돌아올 수 있었지.”67년 한국군이 마을에 처음 들어오는 것을 직접 목격한 푸옌 성 호아쑤언 사의 응웬캄(75) 할아버지의 증언이다 .한국군에 의한 양민학살은 참전 초기인 65~68년에 집중된다. 학살은 주로 부대가 주둔지를 확보하기 위해 마을에 들어오거나 주둔지 엄호를 위해 주변 마을의 주민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푸옌성 뚜이호아 지역은 백마부대 28연대의 주둔지였다. 주민들 의 증언에 따르면, 65년 말 이 지역에 맹호부대가 잠시 주둔했다가 66년 말 부터 백마부대로 교체되었다고 한다. 청룡부대도 이곳을 거쳐 송커우, 쭈라 이, 호이안, 다낭 등으로 이동한다. 당시 베트콩들은 이 지역의 바흔 산과 옹비아 산에 거점을 두고 활동했다. 약3-4일에 한번꼴로 한국군과 베트콩 간의 교전이 이루어졌다.“한국군이 한 명 죽거나 다치면 그 다음날엔 줄초 상이 났어. 마을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죄다 잡아다가 죽였지.”한 국군에 의해 총상을 입고 왼손 새끼손가락과 넷째손가락 절반, 오른발 넷 째, 다섯째 발가락이 날아간 응웬탄쭝(50세)의 증언이다. 베트콩과의 교전 시에 한국군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하면 그 보복조치로 양민을 학살하기 도 했다. 푸옌 성의 토럼 양민학살 사건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 일어났다. 비밀땅굴 속에 숨어 었던 베트콩이 던진 수류탄에 부상을 당한 최우식 소대 장은“말씀 마십시오 마을은 작살이 났습니다. 왜 마당에 모아놓았던 동리 사람들 있잖아요. 모두 사살시켜버렸는데 총 53명이나 됐습니다. 어찌나 악 이 돋치던지 개새끼까지 모조리 없애...”라고 당시를 중언했다. 그는 부상 을 입고 병원에 후송돼 양민학살의 현장엔 없었지만 본의 아니게 복수전의 계기를 제공한 셈이다. 빈딘 성 푸캇 현 깟띠엔 사(구 깟짠 사)에는 베트콩 의 근거지인 빈딘 동부지구가 있었고, 바(어머니) 산에는 베트콩의 주력부 대가 활동하고 있었다. 한국군들은 바 산의 베트콩 세력을 소탕하고, 바 산 인근 마을의 주민들을 소개시켜 베트콩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고자 깟띠 엔 사에서 수 차례의 수색소탕작전을 수행한다. 1966년 9월 22일 오전 5~6 시 경 수배 대의 헬기를 타고 날아온 맹호사단 소속 군민들과 당시 고보 이, 탄호아, 후자오, 싼빈 둥에 주둔하고 있던 한국군들이 바 산 인근지역 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였다. 그들은 가는 곳마다 집을 불태우고 가축을 총으로 쏘아죽인 뒤 주민들을 헬기에 태워(일부 주민들은 도보로)푸 캇 현으로 이송하였다. 그러나 깟띠엔 사, 총탄 촌, 남 마을의 주민들만이 이를 거부하고 이 마을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데모를 벌인다. 그 다음날인 9월 23일 새벽 약 l개 소대의 한국군 병력은 다시 총탄 촌 남 마을에 몰려가 땅굴과 가옥을 수색하고 이 마을에 남아있던 88명의 주민들 을 학살한다. 전략촌 계획은 농촌 지역에서 베트콩과 주민들을 분리하기 위 해 여기저기에 소규모로 흩어져 사는 주민들을 한데 모아 약 1천 명 단위 로 새로운 마을을 건설해 집단 수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상숭배의 전통 을 깊이 간직하고 있는 베트남인들에게 있어 조상의 제단이 모셔져 있는 집 과 대대로 이어온 텃밭을 버리고 집단수용소와 다름없는 전략촌으로 이주하 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양민학살은 주민들이 전략촌으로의 입주를 거부하거나 전략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인과 여자와 아이들이(장 정이 아니기 때문에 군인들과 마주쳐도 별일이 없을 것이라고 안심함)농사 를 짓기 위해 마을에 그대로 남아있던 경우에 일어났다.꾸앙응아이 성, 빈 선 현, 빈호아 사는 온 마을이 다 한국군의 흔적이다. 빈호아 사 인민위원 회 관사 옆 도오 언덕에는 베트남에서 세운 증오비와 영국에서 세워준 위령 비가 서 있다. 도오 언덕의 비 외에 마을에는 3개의 작은 비가 더 있고, 9 개의장소에 학살의 원형이 보존돼 있다. 커우 마을의 우물은 군데군데가 갈 라지고 총탄구명이 뚫려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1966년 12 월 3이(음력 10.22)빈호아 사, 롱빈 마올의 쩌우레 언덕에 주둔하고 있던 청룡부대 1개 대대가 이곳 9개 마을에서 소탕작전을 펼치면서 학살이 일어 났습니다. 3일에서 6일까지 모두430명이 집단학살을 당했지요. 응옥홍 마을 에서는 80살 노인 후인의 목을 잘라서 논에 걸어놓기도 했어요. 희생자들 중에는 임산부도 7명이 있었고, 2명의 여성이 강간을 당하기도 했지요. 또 2명이 산 채로 불구덩이에 던져졌고, 1명은 배가 갈라져 창자가 꺼내졌습니 다.” 빈호아 사 부주석 또응옥리(41)의 증언이다. 한국군들은 양민학살을 통해 베트콩들에게는 자신들로 인해 양민이 피해를 입는다는 심리적 부담 을 안겨주고, 주민들에게는 베트콩에 협조하면 처참하게 죽는다는 본보기 를 보여주는 효과툴 노린 것으로 보인다. 푸옌 성, 뚜이안 현, 안린 촌, 풍 란마을에서는 한국군들이 사탕을 나누어주면서 30명의 아이를 모이게 한 후 총을 난사해 학살하였다. 죽어 있는 아이들의 입에는 채 녹지 않은 사탕 이 물려 있었다. 꾸앙응아이 성, 빈선 현, 빈호아 사에서는 1966년 12월 6 일 오전 6시 경 한국군들이 쭈레 언덕 주둔지에서부터 세 방향으로 나뉘어 한 병력은 안킁 촌과 록뜨 촌으로, 한 병력은 까이야 촌 동쭝 마을로, 또 한 병력은 도로를 따라 도오 언덕을 지나 락선 마을로 밀고 들어왔다. 한국 군들은 이들 마을에서 주민들을 잡아다가 오전 10시 경에 안폭 촌의 욕릉지 역과 동쪼이즈아 지역, 꺼우 마올의 우물가 등 세 지점에 모았다. 그날은 비가 억수로 퍼붓는 날이었다. 따이한 군인들은 빗속에서 아무 말도 없이 총선만 닦고 있었다. 오후 4시 경이되어서야 어디서 명령이 하달되었는지 는 알 수 없지만 따이한 군인들이 총올 쏘기시작했다. 도보로 적어도 30분 정도가 걸릴 정도로 서로 떨어져있는 각각의 세 지점에서 동시에! 총성이 울렸다. 한국군들이 음식을 나누어주며 주민들을 안심시킨 뒤에 집단학살 을 자행하는 것이나, 거리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학 살이 이루어지는 것이나 베트콩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도 없 이 무장하지 않은 노인과 임산부 아낙과 아이가 남아었던 마을이 통째로 학 살되는 정황 등은, 적군과의 교전중 의도하지 않게 양민이 희생되었던 것 이 아니라 한국군양민학살이 명령에 의해 의도적이고 체계적이며 조직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의혹을 품게 한다. 불멸의 고통, 인두의 낙인 베트남에서는 어디를 가든 단아하게 단장된 열사들의 묘지와 열사탑을 볼 수 있다. 한국의 국립묘지와 같은 곳이 베트남 각 성의 동리마다 있는 것이 다. 그러나 이곳에 한국군에 의해 희생된 양민들의 무덤은 찾아볼 수 없 다. 그들은‘베트콩’이 아니었듯‘열사’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은 죽어 서도 대접받지 못했다. 그들에게는 열사의 칭호도, 베트남 정부의 보조금 도 한국 정부의 배상도 없었다. 꾸앙남 성의 투이보 촌에 사는 응웬티니 (85) 할머니는 한국군의 총에 맞아 턱아랫 부분과 혀의 절반이 날아가 버렸 다. 투이보 양민학살 사건 당시 한국군에 의해 딸과 사위, 세 명의 외손주 를 잃었고 나머지 자식들도 전쟁통에 다 잃어버려 돌보는 이도 없이 외톨이 로 살고 있는 할머니는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면, 자리에 누워 입안 으로 부어넣어야만 한다. 꾸앙응아이 성 빈호아 사의 팜쭉(41) 아저씨는 한 국군이 땅에 묻어놓은 발목지뢰를 밟아 하반신이 송두리째 날아갔다. 빈호 아 사 꺼우 마을 학살현장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 도안응이아(34)는 당시 생후 3개월밖에 되지 않는 신생아였다. 그는 어머니의 배 밑에 깔려 살아났지만, 탄피의 화약엑이 두눈으로 홈러들어가 평생을 고아로, 장님으 로 지내야 한다. 푸옌 성, 붕따우양민학살 당시 한 살배기 젖먹이였던 쯩티 풍(35)은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이지만 총소리에 귀가 멀어 평 생을 귀머거리로 보내고 있다. 꾸앙남 성, 퐁니 촌, 럽남 마을의 생존자 쩬 티득(72) 할머니는 오른쪽 허벅지에 총탄자국이 남아 있다. 그러나 한국군 의 총탄을 피해 달아나다 아들의 손을 놓쳐버린 할머니의 가슴에는 허벅지 의 상처보다 더 깊은 피멍이 들어 있다.‘계절이 바뀔 때면 상처가 다시 쑤 셔와. 그놈 제삿날이 돌아오면 더 아픈 것 같아. 하긴 저 혼자 살겠다고 자 식 손을 놓쳐버련 에미가 무슨 할말이 있다구...”학살은 이곳 베트남 사람 들에게 죽을 때까지 짊어지고 가야 할 멍에를 지어 주었다. 학살이 끝난지 30년이 지나도록 그들의 상처와 상실과 고통은 치유되지 않고 있다. 6.베트남 사람들의 반응 현재 베트남 정부의 공식 입장은“과거의 문을 닫고 미래로 나아가자”이 다. 따라서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양민학살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는 베트 남 정부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 정부가 노근 리 사건이 불거졌을 때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 려,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과도 같다. 베트남 정부로서는 이 문제를 거 론하는 것이 한국과의 외교관계,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 위축 둥 경제적 이해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지 않을까 신중한 고민이 뒤따랐을 것이다. “미국과의 전쟁에서 우리는 3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4백50만 명이 부상 을 당했으며, 백만 명이 고엽제 등 화학무기로 피해를 입었다. 우리정부와 당이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건 우리의 상처가 너무 깊기 때문이다.” 베 트남전 당시 한국군과의 전투를 직접 지휘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레치투언 장군의말처럼, 가난한 베트남 정부로서는 1천만 명에 가까운 베트남전 피해 자들의 상처를 들쑤셨다가 책임도 지지 뭇하고 엄청난 사회적 혼란만 야기 하게 될지도 모르는 난처한 입장에 빠져 있다. 따라서 일단은 과거의 상처 를 덮어두고 인민의 혐을‘경제발전’이라는 명제 아래 결집하는 것이 필요 하다는 판단이다.“우리 청부가 언급하든 언급하지 않든 그게 뭐 그리 중요 한가. 가해자라면 당연히 자신의 잘못을 알아야하는 것 아닌가. 당신네 군 인들이 우리 국민들을 어떻게 했는지, 우린 말하지 않는다. 아직은 말하지 않는다.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신들 죄악이 사라지는 줄 아는가. 우리가 사과를 요구하기 전에 당신들 스스로 우리 국민들에게 용서 를 구해야 하는 것이다.”베트남인들의 요구에 마지못해 응하는 사과는 결 코 진정한 사과가 될 수 없다는 레치투언 장군의 말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 를 던져준다. 베트남의 '뜨거운 갑자’,한국군 양민학살 보도 베트남 정부의 미온적인 반응과는 달리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군 양민학살 문제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베트남에 서도‘한국군양민학살’에 대한 언급은 하나의‘금기’였다. 그러나 30년 만에 처음으로 베트남의 가장 유력한 대중지<뚜오이쩨> 신문이 <잊혀진 양 민학살-그 생존자들과 함께>라는 제목의 기사로 한국군 양민학살 문제를 본 격적으로 제기한다. 한국의 시사주간지 <한겨레 21>이 <베트남의 훤혼을 기 억하라>라는 한국군 양민학살 현장 르뽀기사를 최초 보도한 지 2주 후의 일 이다. 뚜오이쩨 신문사로 독자의 격려전화가 쇄도했고, 성금이 답지하기 시 작했다. 독자들의 반응에 용기를 얻은<뚜오이쩨>는 계속해서 금기의 벽에 도전한다. <일요뚜오이쩨> 신문에 <한겨레 21>의 기사와 한국인들의 사죄 노력을 3주 연속 보도한 것이다. 이 기사를 작성했던 투이응아 기자는‘이 달의 기자상'을 수상했고“당 위원회로부터 칭찬과 격려를 받았다”고 한 다. 베트남의 정부와 당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투이응아 기 자는 이러한 반응은“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며“이번 보도가 한국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의식의 근저를 흔들어놓았다”고 전했다.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 양민학살, 최근 한국기업 관리자의 현지 노동자 구타사건 등등으로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 밑바닥엔 한국인들에대한 증오의 감정이 웅크리고 있 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몇 년 전부터 베트남에‘한국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다. 드라마가 그려내는 한국의 아름다운 이미지는 한국에 대한 부정 적 이미지를 상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투이응아 기자는“드라마 가 한국에 대한 인상을 극히 일부‘개선’하는 데 그쳤다면, 한국인들의 한 국군 양민학살 사죄노력은 한국에 대한 기존의 선입관을‘전복’했다고 풀 이한다.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고 사죄하는 모습에서 한국의 아름다 운 저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베트남인들의 요구, 한국 정부의 진상조사와 '공식적 사과’ 베트남에서 한국군 양민학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이에 대한 국 민들의 관심이 증폭되자 베트남 정부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하노이 주재 ‘로이터의 한 관계자는“구체적인 정황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한국 정부 의 외압이 있었던 것으로보인다”고 말을 흘리기도 했다. 베트남의 각 언론 사에“한-베 양국 관계를 고려, 한국군 양민학살에 대해 더이상의 언급은 자제할 것”이라는 내용의‘지도’(사실상의보도지침)가 하달되었다.그 러 나<뚜오이쩨>신문은 2주간의 망설임 끝에 일간지국제면에 <한겨레 신문>의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양민학살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와 국제민주연대의 한국군 양민학살 사죄를 위한 거리캠페인 기사를 받아 보도했다. 이 기사 가 보도되기까지 기자단의 전체의 결의(?)가 펼요했다는 후문이다. 또한가 지 재미있는 사실은 베트남의 당 기관지 성격을 지니고 있는<사이공 해방> 지가“참회”라는 제목으로 한국군 양민학살 문제를 언급한 점이다. 베트남 에서 언론에대한 지도와 통제는 당위원회의 사상문화반이 담당한다. <사이 공 해방〉지는 바로 이 호치민시 당위원회의 직속 언론이다.‘더 이상 한국 군 문제는 다루지 말라’는 보도지침을 하달한 곳에서 정작 이 문제를 재론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사이공 해방>지는 비록<홍콩화남우체국> 신문을 인용해 보도하는 형식을 빌렸지만“미국은 한국인들의 용감한 행동 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한국에게 배울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베트남 정부가 여전히 소극적인 반응으로 일관하고 보도지침 을 내려 언론을 통제해도, 한국군 양민학살에 대한 베트남인들의 관심은 수 그러들지 않고 있다.“큰 애가 7살, 작은 애가 겨우 3살이었어. 따이한들 이 땅굴에 총을 갈기고 수류탄을 던졌어. 산산조각이 나 흩어져 있는 그 어 린 것들의 뼛조각을 이 두손으로 모아다가 묻었어. 어떻게 원한이 없을 수 있겠어. 그러나 30년 동안 한국 사람 한 명도 이 마을을 다시 찾아온 적이 없어. 그 세월 동안 가슴 속에는 한이 서리서리 쌓였지...”한국군에 의해 어린 두 자식을 잃은 응웬반저 아저씨는 30년 만에 만난 한국인을 붙들고 울분을 터트렸다. 노근리의 피해자들도 반세기 동안 한을 품고 살아왔다. 베트남인들도 과거를 잊지 않고 있었다. 베트남 주민들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한의 무게도 노근리 주민들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진짜 하고 싶 은 이야기는 이거다. 국민 대표, 기자 대표, 정부 대표, 국방부 대표를 모 아서 조사단을 꾸려라. 그리고 여기 와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라. 빈딘 성 19번 도로를 따라서 맹호가 우리 주민들에게 어떻게 했는지. 제발 와서 사실을 알라는 것이다.”노근리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한을 알아주기를 바랬 듯, 베트남인들도 한국인들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사실을 알아주 길 바란다. 현재까지 베트남 국민들은 베트남전 양민학살 피해자 개개인의 배상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진상조사와‘공식적 사과’ 만큼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베트남에서 한국군 양민학살을 거 론하는 것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그 러나 베트남 의 언론인, 방송인, 지식인, 심지어는 일부 고위 공직자들까지 많은 베트남 인들이 이 문제의 적극적인 해결을 위해 어쩌면 한국인들보다 더한 용기를 내고 있다. 이제 공은 한국 정부에게로 넘어 왔다.“미국이 우리 민족에게 저지른 잘못에 비교하면 한국이 가한 고통은 차라리 미미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제까지 미국으로부터 어떠한 사죄의 말도 들어본 적이 없 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사죄 노력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국정부의‘겸 손한 사과’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베트남인들의 이러한 감동은 배신감으 로 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이 문제가‘베트남의 노근리’가 될까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살은 독일도, 일본도, 미국도 저질렀다. 그러 나’한국인들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범을 보였다!’라고 역사에 기록할 수는 없을까. 6.나오는 글 베트남전은 우리에게도 '상처였다. 우리 민족은 5천년의 역사를 이어오면 서 단 한번도 남의 나라를 첨략한 적이 없는‘백의의 민족’이라는 자부심 에 오점이 찍히는 아픔이었다. 그래서 베트남전의 진실을 직시하는 것은 우 리에게 고통이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양민학살을 얘기하는 건 더욱 어려 운 문제이다. 바로‘우리가 가해자’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 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한 베트남전의 참혹한 상처들을‘사죄’와 ‘용서'로 치유해 나갔으면 하는 게 우리 모두의 바람이다. 그 전제로서 진 실을 밝히는 것, 그것은 용서와 화해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모든 의혹 에 대한 진상조사는 당연한 일이다. 베트남 피해자들과 참전 한국군들의 증 언이 서로 엇갈리고, 우리 사회에 한국군 양민학살을 둘러싼 논란이 극단으 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당연히 한-베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그 진상을 밝혀야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전 종전 25주년을 맞이하게 되 는 지금까지 우리는 한번도 한국군이 남긴 상처에 대해 주목한 적이 없었 다. 그동안 일제시대 일본의 만행과 한국전 당시 미군의 학살 행위에 대해 서는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면서, 우리가 가해자로 참가한 베트남전의 베트 남인 피해자들에 대해서는‘침묵’과‘외면’,‘부인’으로 일관해왔다. 우 리가‘노근리’의 진실이 밝혀지고 미국의‘책임있는 사과와 배상’이 이루 어지길 희망한다면, 베트남전의 한국군 양민학살 문제도 똑같이 처리되어 야 한다. 최근 일부 참전군인들이‘화해의 탑’건립 등 베트남과 화해하고 자 하는 노력을 시도하는 것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가난한 농부의 자 식으로, 꽃다운 청춘을 남의 나라 전장에 바쳐야 했던‘용병’으로 그리고 그 전쟁의 참혹한 기억으로 영혼까지 지옥에 저당잡혀야 했던 피해자로 역 사가‘가해자’라는 멍에를 들씌웠던 참전군인들이 긴 침묵을 깨고 입을 연 것이다. 그러나 책엄없는 용서는 있을 수 없고, 사죄없는 화해 또한 있 을 수 없다. 화해의 탑이 서기 전에‘사죄의 탑’을 먼저 세우자. 그도 아 니면 그 비는 억울하게 죽어간 원혼들을 달래는‘위령비’가 되어야 할 것 이다. 20세기는 전쟁의 시대였고 그래서 광기와 야만이 지배하는 시대였 다. 그리고 베트남전쟁은 20세기의 고통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결절점 이다. 특히 학살은 전쟁이 강요하는 가장 비인간적이며 반문명적인‘행위’ 이다. 이 야만과 광기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노력이 진행되지 않는 한 우리의 21세기에도 베트남의 비극은 되풀이될 것이다. 베트남전 양민학 살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베트남 피해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이며, 잘 못된 역사를 청산하는 작업이며, 언젠가 우리에게 다시 덮쳐올지도 모를 우 리 내부의 야만의 뿌리를 캐어내는 일이며 우리의 21세기를 반전과 평화, 인권의 세기로 이끄는 일이다. 뒤늦은 참회이지만, 우리의 사죄 노력은 평 화의 세기로 향하는‘또다른’시작이될 것이다. 진실은 그 자체로 숭고한 것이 아니며 그것을 향해 가는 과정이 아름다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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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
2008-11-0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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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허위가 확인되지 않은 멋대로 꾸며 부풀려진 이런 소설같은 글이 우리 전우들 장래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면 여기 에다 놔 둘 필요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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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포청천
 전투수당 특별법에 대하여... 월참 반대로 불발 |
 박정희 스위스은행 비자금 (600조원)월남 참전 전투수당 90% 산업화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