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파월장병 권리 찾기 운동을 하고 있는 글을 카페에서 읽으신 선배 전우께서 공감을

 한다며 만나자고 전화로 연락이 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장동(대전 서구)에서

 내려 고엽제전우회 건물을 물어서 찾아가니(3월 13일 오전 30분 쯤) 처음 뵙는

 전우께서 건물 앞에 나와 맞아 주셨습다.

반가움에 통성명을 나누고 건강의 안부와 근황을 서로 물은 뒤 안내에 따라 2층

사무실로 올라갔습니다. 건물은 신축한지 얼마 안 된 듯 깨끗하고 높았습니다.

보훈회관이란 간판이 보였습니다. 보훈회관을 이리도 잘 지어 국가유공자에게

 예우하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구나 생각하며 기대를 걸고 따라

 갔습니다. 이런 곳을 처음 찾아 방문하는 저였습니다.

2층 복도에 고엽제전우회대전광역시 지부란 현판이 걸려있었습니다. 문을

열어주는 선배 전우 뒤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지요. 커다란 사무실 이였습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가운데 앉아 전우들과 찍은 엄청 커다란 사진이 중앙 벽에

 걸려있고 오른쪽 벽 쪽으론 파월부대기들이 나란히 꽂혀 있었습니다. 왼쪽엔

사무국장 자리, 여사무원 두 명의 자린 사무용 칸막이가 돼있고 가운데엔 손님

접대용 자리가 마련된 훌륭한 사무실 이였습니다.

그 의자엔 두 분이 앉아 있더군요. 한 분은 사무국장이였고 한 분은 손님인

듯 했습니다. 날 안내한 전우께서 소개를 하는데 반가운 기색이 보이지 않아

그저 멍하니 한동안 앉아 있었어요. 날 부른 전우께선 민망해 하면서 내 옆에

앉아 카페 글 이야길 커내시더군요. 신문 기사 이야기가 나오게 되자

사무국장님께서 그 분이냐, 기사를 읽었다며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해외에 전투병을 파병하는 것도 안인데 연봉 몇 천 만원씩 국민의

 세금으로 주는 부자나라가 됐으니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된 파월장병에게도

 적절한 보상을 해 달라, 국민청원을 준비 중이라는 요지의 말을 나누는

 중이었습니다.

반기지도 않고 버틴 자세로 마주 앉아있던 그 분 왈 “그런 소리 하려면 여기에

오지 말아요. 여긴 그런 곳이 안이오.” 반 말 투로 감정을 섞어 말하더라고요.

하도 어이없는 일이라 잠시 머뭇하고 있었지요. 그럼 어떤 사람이 오는 곳이냐,

당신 전우 맞나, 다른 사람들은 용기가 가상하다며 응원하는 판에---. 목청이

커지고 거친 소리가 나와 점점 험악해 갔지요. 분함이 치밀어 참을 수가 없더군요.

 욕도 나오는 판인데 날 데리고 간 전우와 사무국장이 끌고 밖으로 나오더군요.

안내한 전우께선 미안하다며 자기 차에 날 태워서 20여분 거리인 우리 집 까지

 데려다 주시더군요. 전우와 차후를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전우가 가는 것을

확인하고 난 택시를 타고 그 사무실로 다시 달려갔습니다. 분함을 사길 수 가

없었습니다. 사무실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 사람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무국장에게 그 사람 전화번호를 요구했으나 다음에 기회 됨 한 번 만나자며 달래기에 그냥 돌아 왔습니다.

전우회가 누구의 사주를 받아 움직이는 단체란 말인가? 입막음 시키려 단체를

만들고 사무실을 만들어 줬단 말인가? 고도의 정치술수로? 거기에 놀아나는

 파월장병 단체란 말인가? 분함에 여러 잡스런 생각과 텔레비전 뉴스에 비친

 쇠파이프 가스통들이 어른 거려집니다. 제발 내 생각이 틀렸길 바라지만 말입니다.

산골짜기 작은 샘에서 출발한 물이 실개천을 그 실개천이 모이면 강물이 되고

바다를 이룹니다. 나비의 가냘 푼 날갯짓에서 이는 바람이 태풍의 시작이 되고

우리의 작은 몸부림이 헛되지 않는다면 큰일을 해 낼 수 있음을 믿기에 일을

시작 했습니다. 많은 전우들이 힘을 보태고 있기에 오늘의 당함에도 굴하지

 않고 새로이 맘 다잡아 보면서 하소연 했습디다. 불편함이 있었다면 욕하세요.

고언으로 받겠습니다.

그 분이 없길 당행입니다. 서로가 힘들었을 테니까요. 이 글을 보신다면

연락 주세요. 조용히 대화로 풀어 보겠습니다.

잠 못 이루는 파월병사 드림.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