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여의도에서는 웃지 못할 한 편의 촌극이 벌어졌다. '고엽제 전우회'라는 단체 회원들이 방송국에 몰려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동과 시민들의 촛불 집회를 방송국들이 부추겼다'며 항의 시위를 벌인 것이다. 그들이 LPG 가스통까지 들고와 시민들을 위협을 하는데도 소 닭 보듯 지켜보고만 있던 경찰들을 보고 있으니 도대체 어느 나라 경찰인지 싶다. 시민들이 촛불만 들고 있을 뿐인데도 위험하다며 물대포를 쏘아 대던 경찰이 가스통에 불을 붙이겠다고 하는데 웃으며 지켜보고만 있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정말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었다. 그리고 문득 영화 '괴물'이 떠오른다. 광우병이라는 괴물로 부터 자신의 가족들을 지키려는 시민들에게 배후 타령을 하고 빨갱이 타령을 하고 있는 자들을 보고 있자니, 영화 '괴물'을 만든 봉준호 감독의 탁월한 식견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뿐이다. 괴물이 나타났다고 말하는 시민을 잡아다가 바이러스라는 배후를 찾겠다고 조사를 하던 바로 그들말이다.
 
  우리가 이른바 고엽제로 알고 있는 '에이전트 오렌지'는 미군이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의 울창한 삼림을 고사시키기 위해 만든 화학 약품이다.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 '괴물'에 등장하는 미국의 '에이전트 옐로우'는 바로 이 고엽제를 풍자하기 위한 장치였다. 생선을 많이 먹는 일본인들의 정자수를 감소시키고 암 발병률을 높이는 공포의 환경 호르몬 '다이옥신'이 바로 고엽제의 주 원료이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은 전쟁에서 하루라도 빨리 승리하고 싶은 생각만 있었지, 자신들이 만든 고엽제라는 괴물이 어떤 재앙을 가져올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고엽제는 수 많은 베트남인들을 죽이고 병들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미군과 우리나라 참전 군인들까지 병들게 하였다. 베트남전 종전이 30년도 넘게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는 여전히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녀들까지 고엽제의 피해를 대물림 당하고 있다. 고엽제가 가져온 재앙을 생각해 보면, 문득 광우병이 떠오른다. 잠복기가 길고 치료제 조차도 없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아니라 변형된 화학 물질을 탄생시킨 인간의 욕심과 단견에서 비롯된 재앙이라는 점이 너무도 닮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베트남인들에게 보상을 하지 않았음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우방으로서 참전했던 우리나라 피해 군인들에게도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참 이상한 일이 한국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고엽제의 피해 당사자들이야 말로 미국의 뻔뻔함과 양심 없음에 가장 분노해야 할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왜 미국을 못살게 구느냐. 미국산 소고기가 뭐 어쨌다는 거냐'며 미국 편을 들겠다고 나섰다. 부작용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뿌려진 '에이전트 오렌지'로 인해 가장 고통을 당한 사람들이, 광우병의 무서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사육되고 도축되는 '미국 소'에 대해 가장 먼저 식겁해야 하는 것이 온당한 것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복까지 걸쳐입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미국과 이명박 정부를 지키겠다는 그들이 정말 고엽제 피해자들인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대한민국의 군인이 아니라 마치 이명박 대통령의 친위대 같은 모습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참여 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고엽제 후유증의 피해자들을 위한 보상 관련 법률과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였다. 박정희 정권의 후예들과 그 친위대인 조중동이 고엽자 환자들을 외면하고 있을 때, 가장 먼저 그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국민들의 동정을 이끌어 낸 것이 MBC와 한겨레 신문이었다. 그러한 양심적인 제보와 보도가 있었기에, 국가와 국민들도 고엽제 환자들에게 관심을 가졌고 보상책도 마련된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노무현과 MBC와 한겨레가 빨갱이들이라며 욕보이고 겁을 준다. 그런데 나는 카메라에 비친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성이란 것을 도대체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저 강요된 듯한 표정과 위협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전쟁의 잔인함과 비이성을 가장 먼저 고발해야 할 자들이 군복을 입고 국민과 언론들을 겁주고 있으니 참으로 안쓰럽고 가엾게만 보이더라는 것이다.
 

  
 
  이라크의 독재자 후세인은 자신이 저지른 죄악과 폭압을 감추기 위해 수 만 명에 이르는 친위대를 거느렸었다. 자신의 권력과 부를 지키기 위해 후세인은 자신의 친위대들을 배불리 먹이고 좋은 무기로 무장시켰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그들 친위대는 가장 먼저 달아났고, 전쟁이 끝나자 돌아와 후세인의 만행과 치부를 앞장서 고발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더욱 커지게 되거나, 또는 이명박 대통령이 물러난 후에도 과연 그들이 지금처럼 이명박 정권의 옹호자 역할을 자임할지 의심스럽다. 김영삼 정권 시절 그토록 찬양가를 부르고 편을 들던 사람들과 언론들은 외환 위기로 나라가 거덜나자, 소리 소문도 없이 입을 싹 닦아 버렸다. 그 누구도 김영삼 전 대통령 편을 드는 자들이 없었고 언제 그랬냐는 듯 욕을 퍼부었다. 전두환 시절의 옹호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전두환의 정치적 후계자였던 노태우가 가장 먼저 전두환의 뒤통수를 쳤으니 말 다했다. 
 
  역사 앞에 정직하지 못한 자들의 진정성은 언제나 의심받기 마련이다. 갑자기 나타나 국민과 언론을 향해 삿대질을 하는 사람들의 의도가 의심받을 수 밖에 없고 지지 받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촛불 시위를 두고 '배후 세력' 운운하던 자들이 사실은 '배후 조종'을 자행하는 자들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것 아니던가? 많은 지성인들과 양심가들이 대선 전 여론 조사를 두고 의문을 표했을 때, 그들은 지지율이 높은 것은 국민들이 자신들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의기양양해 했다. 그러다가 이제 지지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자, 국민들이 배후 세력에게 조종당하고 있다고 몰아세우고 있다.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다. 그런데 서울 광장에서 있었던 시국 집회도 그렇고, 어제의 일도 그렇고 뭔가 석연치가 않다. 불과 수 백 수 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그 넓은 서울광장을 차지하고 앉아 그 안으로 들어오는 시민들을 위협하고 시비한 일도 그렇고, 또 방송국에 쳐들어가 가스통으로 위협을 하는 일도 그렇고 자발적이라고 보기는 뭔가 불편하고 거북하다. 고엽제 피해자들이 광우병 위험 소고기를 옹호한다? 참 씁쓸하고도 답답한 대한민국의 풍경이로다.
 

  저까스통은 누굴위하여 저렇게 준비하고 있냐
고엽제의증궐리찿기을 위한다면은 국민들에게
인사나들을것인대 미친광기 처럼 고엽제얼굴에 망신만준다

"참석 못하면 대리라도... 불참자 불이익"

▲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는 13일 '촛불집회 반대' 시위 참석자 모집을 위한 안내장을 발송했다. 고엽제전우회서울지부가 발송한 안내장에는 "불참자는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 박상규기자,   참석 모하면은 불이익을 처한다라고 공갈헙박을 치는 서울지부장을 해임시키고 고엽제 전국 의증전우들에게 사과하라 석정원이 전국 각 지부장은 사표서라 공갈 협박까지 치면서 인원을 동원시켰서 망신을 시었다, 이자들을 공갈협박죄로 고발하라,,, ........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