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상상력의 천재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나의 월남전 전우인 젊었을 때부터 이상했던 허경영을 빼놓으면 섭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로서는 도저히 가질 수 없는 상상력이 있는데 바로 ‘윤리적 상상력’이라는 것이다.

윤리적 상상력이란 무엇인가?

옛날 소박했던 농경사회에서는 옳고 그른 것을 판단 하는 것이 쉬웠다. 그래서 사람들도 순진했다.

그러나 후기 산업사회인 지금은 다르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는 우선 사회가 복잡해졌기 때문에 관련 정보에 충분하게 접근 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커피 한 잔을 마셔도 남미의 현대판 노예들이 노동착취를 당하며 생산하는 스타벅스 커피가 아닌지 축구공 하나를 사도 동남아의 어린이들의 작은 손으로 만들어진 축구공이 아닌지를 따져 보아야 하는 시대이다.

정자와 난자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바야흐로 인도 같이 가난한 나라 여인들이 부자 나라 여인들 대신에 태아를 키우는 자궁을 빌려주는 세상이다. 잘못해서 쌍둥이가 나오면 2인분을 지불해야 하고. 

앞으로는 OEM(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인간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다가는 '여자를 금발 머리에 피부는 탱탱하게 36, 24, 36로 해 주세요' 하고 주문하면 10개월 후 아기가 택배로 배달이 되는 시대가 오지 않겠는가?

물론 유전자 사양에 따라 단가도 차이가 많이 날 것이다.

윤리적 상상력이 왜 필요한가? 시드니에 고교 동기 동창이 4명 사는데 3명은 벤츠를 탄다.

소형차를 타고 다니는 나는 물질적으로 그들과 비교하면 꿀릴 수 밖에 없지만 윤리적으로는 조금도 꿀릴 것이 없다.

이 말은 내가 그들에보다 더 윤리적이라는 것이 아니다. 윤리적이 되는 것은 쉽다. 아무 것도 안 하면 윤리적이다.

우리 집 개와 고양이는 매우 윤리적이다. 왜냐하면 나쁜 짓을 전혀 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윤리적 상상력은 다르다. 어린이들은 온갖 상상을 하고 산다. 그래서 어린 시절이 아름다운 것이다.

이처럼 상상력은 삶을 풍성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윤리적 상상력은 삶에 대한 이해를 풍성하게 하고 다양하게 한다.

기도를 많이 하면 성령충만을 받는다는데 윤리적 상상력이 풍부해지면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린다.

즉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반면에 비윤리적 상상력은 어떤가? 극단적 경우가 조승희의 버지니아 총기 난사 사건이었다.

조승희는 윤리적 상상력의 정반대의 소외와 오해의 상상력이 불러일으킨 사건을 보여주었다.

어느 교회에 갔더니 점심시간에 접시를 비닐 봉지에 싸서 밥을 퍼주었다. 비닐 봉지만 버리면 식사 후 설거지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란다. 그들은 전혀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하나님의 창조한 세계를 오염 시키는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윤리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장이 될수 있어야 한다.
노무현을 뽑을 때 그랬다.

그러나 이명박을 뽑을 때는 비정상적인 상상력 즉 돈에 대한 즉 대박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놀부에게 흥부를 기대하는 것과 같은 경우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려서 부자가 된 놀부에게 흥부같이 착한 마음을 가지라니 될 일인가?

놀부는 놀부의 사는 방법이 있고 흥부는 흥부의 방법이 있는 법이거늘.

하늘은 놀부에게 대박을 허락하지 않는다. 흥부의 마음이 없는데 어떻게 대박이 터지겠는가?

이처럼 윤리적 상상력이 없는 국민은 처지가 비참해질 뿐이다.

윤리적 상상력이 있는 사람은 윤리적 용기를 발휘 할 수 있다.

이것은 기성의 기독교 특히 목회자들에게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요소이다.

자기 목회에 지장이 없는 한 태산이 무너져도 꼼짝하지 않는 윤리적 무감각증이 그들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안타깝게도 그들이 처한 목회의 현장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인 무한 경쟁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2000년 기독교 역사에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특수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