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개회..예산안ㆍ미디어렙법 등 연내 처리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이광빈 기자 = 여야가 정기국회 회기 종료 하루 전인 8일 임시국회 소집에 합의해 국회 정상화의 길이 열렸다.

이번 합의는 회기 내 처리가 불가능해진 내년도 예산안을 비롯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보전대책 관련법과 미디어렙법 등 시급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 이뤄졌다.

예산안을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한다는 방침이었던 한나라당은 강행처리에 따른 역풍과 당내 혼란으로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한 처지였고, 민주당도 예산안 심의 등의 지연에 따른 책임론으로 부담감을 느낀 상황이었다.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회동을 통해 오는 12일 임시국회를 열어 새해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미디어렙 법안, 국회법 개정안, 한미FTA 피해보전대책 관련법안 등을 연내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달 22일 한나라당의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로 국회 일정이 올스톱된 지 16일만이다. 향후 구체적인 의사 일정은 12일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간 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했다.

협의 과정에서 진통이 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민주당은 한미 FTA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즉각적 재협상 착수와 비준안 강행처리 책임자 사과 등을 등원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우위영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한미FTA 날치기에 대한 한나라당의 사과 없이 합의한 것은 정부 여당에 면죄부를 주고 분노하는 촛불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즉각적인 합의 철회를 요구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합의 내용 중 상당수가 여야 대치 사안이라는 점도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새해 예산안의 경우, 삭감 및 증액 규모에 대한 여야간 현격한 시각차로 `샅바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미디어렙 법의 경우, 여야가 `종합편성채널의 미디어렙 실제 적용 3년 유예'에는 동의했으나 한나라당이 원칙적으로 종편을 미디어렙에서 제외할 것을, 민주당은 종편을 미디어렙에 포함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합의에 난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반대로 5개월째 표류 중인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민주당이 김용덕, 박보영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하는 대신에 한나라당으로부터 동의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선거구 획정과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논의에 나선다.

선거구 획정은 국회의원들의 `생명줄'과 직결된 사안이어서 여야 모두 안팎으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이나, 완전국민경선제는 민주당 주축의 통합정당 논의과정에서 도입키로 확정된데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진전을 기대할만 하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