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총리 "고엽제 소송에 국제지원 필요"

 베트남은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AO)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이 미국 생산업체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 대한 국제적인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가 말했다.

4월 17일 국영 베트남통신(VN)에 따르면 중 총리는 16일 베트남을 방문 중인 윌리엄 부르동 국제인권연맹연합(IFHRL)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고엽제로 인해 수백만명의 베트남인들이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베트남의 사회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베트남의 대미(對美)정책은 과거에서 탈피해 양국이 서로 협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것이라면서
양국은 전쟁의 유산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 총리는 이어 미국이 실종미군(MIA) 유해 발굴과 지뢰 제거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고엽제 후유증 극복에는 아무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트남 국민과 정부는 고엽제 소송에 대해 전세계인들과 단체들이 보여준 지지와 성원에 감사한다면서
IFHRL 대표단이 베트남 고엽제 환자들이 겪고 있는 실상과 후유증을 정확하게 알고 이를 전 세계인들에게 전달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부르동 대표는 고엽제 소송을 베트남 법원으로 옮겨올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사안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한 법적 문제가 개입돼 있기 때문에 튼튼한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편 팜 코이 응웬 베트남 농촌개발부 장관은 16일 고엽제 환자들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3일 아무런 설명도 없이 베트남과 참전 미군 고엽제 피해자들이 낸 보상청구소송을 기각했다.

이로써 지난 35년동안 계속돼온 고엽제 소송은 생산업체인 미국의 다우케미컬과 몬산토의 승리로 사실상 끝났다.

(하노이=연합뉴스 / 김선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