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참전전우회 고위 간부를 포함한 직원들이 공사 하청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무더기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 같은 비리 사실의 책임을 놓고 전우회 회원들끼리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최근 대한고엽제전우회 전·현직 회원들이 일부 임원이 비위 혐의로 해임된 것을 둘러싸고 충돌한 것을 비롯, 전우회 내부의 비리 사건과 이를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부 등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뒤 재하청을 주는 대가로 업체들로부터 7억4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월남전참전전우회 사무처장 김모(56)씨를 구속하고, 부장급 직원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 2004년 5월 공공기관에서 수주한 공사를 D전기회사에 재하청을 주면서 8000만원을 받는 등 2004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공공기관 발주 공사 100여건의 재하청 대가로 7억4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자신의 부인을 전우회에 부장으로 허위 등재한 뒤 월급 명목으로 1억700여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 1억6400여만원의 전우회 돈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김씨는 자신의 친·인척들을 전우회의 감사와 이사 등으로 임명하고, 이사장 등 간부들에게 매달 판공비 등을 지급하는 등 경제적 지원을 하면서 이사회를 장악한 뒤 개인적 이득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공공기관에서 공사 등을 수주하기 위해 전우회 회원들을 공공기관에 보내 위력시위를 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월남전참전전우회 중앙회 사무실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고 직원을 폭행한 혐의(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으로 전우회 지부장 김모(64)씨와 사설용역업체 사장 이모(35)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17일 오후 1시쯤 “중앙회 사무처장의 비리 사건에 대해 이사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용역직원 14명을 이끌고 송파구 거여동 전우회 중앙회 사무실에 들어가 사무국장 문모(50)씨를 폭행하고 집기 등을 부순 뒤 9억4000여만원이 입금된 중앙회 은행 통장 5개 등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성진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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