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콩강서 퍼올린 달러 - 총탄 세례속 방호막 치고 군기지 건설</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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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메콩강서 퍼올린 달러 - 총탄 세례속 방호막 치고 군기지 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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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문화일보
▣ 글=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
지난달 13일 오후 베트남 호찌민(옛 사이공)시에서 남서쪽으로 70㎞ 정도 떨어진 메콩강 하류 소도시 미토. 메콩강 삼각주의 중심인 이곳은 예부터 쌀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베트남전 당시에는 미군 9사단이 주둔했던 곳이다. 지금은 미 9사단 대신 베트남 인민해방군 부대가 들어서 있었다. 부대 입구에는 ‘제한구역 출입금지(Restricted Area No Trespassing)’ 팻말이 붙어있었다. 베트남에서는 보기 힘든 영어간판이었다.
군부대에서 3~4㎞ 떨어진 미토항 인근 카페. 지긋한 나이의 주민 5~6명이 커피와 베트남 전통차를 마시여 베트남 장기를 두고 있었다.
이들에게 베트남 전 당시 한국 건설회사에서 일한 사람이 혹시 있느냐고 물었다. 반 러이(56)라는 주민이 선뜻 나서며 당시의 기억을 더듬었다.
“우리 마을에 못헷이라는 70대 중반의 노인이 있어요. 그가 한국회사에서 일했죠. 그러나 못헷은 노환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해 당시 얘기를 듣기 어려울 거예요.”
반 러이의 말에 따르면 전쟁당시 미군부대 앞은 5~6m 깊이의 늪지대였다. 늪을 이용한 베트콩들의 기습으로 미군 희생자가 속출했다.
반 러이의 옆에서 장기를 두던 다른 주민이 말을 거든다.
“이곳은 베트남 전에서 소규모 전투가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죠. 미군이 많이 죽은 곳으로도 유명하죠.”
미군은 베트콩의 기습루트를 차단하고, 메콩강 수로를 이용한 군수물자 수송을 위해 늪지를 준설할 계획을 세운다. 이같은 미군의 계획을 수행한 회사가 바로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1966년 12월부터 1967년 7월까지 미토에서 준설공사를 수행한다.
당시 현대건설 사원으로 이곳에 근무했던 이원현(68·한빛하이테크엔지니어링 기술고문)씨의 증언.
“1966년 3월부터 베트남 중동부 깜라인만에서 미군 발주의 준설공사를 수행 중이었어요. 대규모 미군기지를 만드는 중요한 곳이었지요. 공사가 한창이던 1966년 10월쯤 갑자기 미토로 옮겨 준설공사를 하라는 거예요. 알고 보니 미토에서 준설공사를 하던 미국의 준설선 자메이카호가 베트콩의 공격을 받아 침몰돼 긴급 차출됐던 거예요.”
현대건설 직원들은 공사중 끊임없는 베트콩의 총탄 세례속에서 공사를 진행했다. 늪지를 없애고 배를 댈 수 있는 접안시설을 만드는 공사를 베트콩들이 보고만 있지 않았던 것이다.
“미토에 도착해서 일주일쯤 지났을 때로 기억됩니다. 베트콩들이 편지를 보내왔더군요. 지금 당장 철수하지 않으면 미국 배처럼 침몰 시켜 버리겠다고 협박을 해 왔습니다. 베트공의 총격을 받아도 침몰되지 않도록 준설선 안쪽에 침목을 깔아 방호막을 친 채 공사를 했습니다. 베트콩들의 공격은 집요했습니다. 그래서 미 9사단 소속 1개 소대의 경호를 받았지요. 물밑으로 베트콩이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5분마다 배 주위에 포탄을 터뜨리기도 했답니다.”
현대건설은 베트남에서 1966년 깜라인항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1972년까지 준설공사 4건, 소도시 건설공사, 항만공사 2건, 세탁사업 등 당시 돈 66억2230만원을 벌어들인다. 모두 흑자 사업으로 첫 해외공사였던 태국에서의 적자를 만회한 것이다.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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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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