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엽제 피해의 현황과 대책

임종한(평화의원원장)

 누구도 기억에 떠올리기 싫어하는 전쟁. 월남전. 이미 우리의 기억에 사라 진지 오래인 이 월남전이 새로이 기억에 떠올려지고 있다. 공산화되어 조국을 잃고 난후 세계각지를 떠돌아다니는 전쟁유랑민을 통하여 우리도 조국을 지키자고 냉전의식을 부추기는데 사용되었던 전쟁. 최소한 자유수호를 위하여 싸웠다고 생각하던 파월용사들이 이제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신음하고 있다. 월남전시 적의 은신처가 되는 정글을 파괴하고자 사용되던 고엽제에 의한 후유증으로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고엽제피해자로 추신되는 환자는 약 5000여명. 이들은 그동안 병명도 원인도 치료법도 모른채 피부병을 비롯, 몸이 썩어들어가는 병, 사지 마비, 말초신경마비, 체중감소, 전신통증, 그리고 정신질환까지 여러가지 고통에 시달려왔다. 이들의 비극은 본인에 한정되지 않고 2세에까지 선청성기형, 피부병등을 대물림하고 있다. 이들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국민들의 관심밖에서, 또 정부의 냉대속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여왔다. 2년전 개천절에 파월용사들이 고속도로를 막고 시위를 벌이다 몇 명이 구속되었고, 정신분열증이나 전상 후유증, 비관자살한 사람이 18명이나 이른다.

 미국이나 호주에서는 이미 고엽제의 피해에 대한 조사와 제조회사의 보상이 10년전에 이미 끝났다. 그렇다면 왜 그동안 국내에서는 이러한 사실조차 알려지지 않은 걸까 ? 피해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못하고, 정보가 철저히 통제되어 살아온 지난 시절의 어리석음을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이땅에 또다른 전쟁피해자 , 환경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시민들이 고엽제피해자를 위한 피해대책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사상 최고의 독성 물질, 다이옥신

 고엽제라는 것은 월남전시 사용되었던 맹독성 제초제를 말한다. 정글이 적의 은신처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월남전시 미군은 정글지역에 이 고엽제를 무차별하게 살포하였다. 이때 주로 사용되어진 제초제가 바로 오렌지제인데, 노란색 드럼통에 담았던 데서 유래하여 에이젠트 오렌지라 불렀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2,4,5-T와 2,4-D라는 제초제를 1,124:1로 섞어서 만들었으며 , 이속에 불순물로 들어있던 TCDD(트리클로로 디벤조파라다이옥신)가 바로 흔히 지칭하는 고엽제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문제의 다이옥신은 인류가 발명한 최악의 독성물질로 그 독성이 청산가리의 수만배에 달한다. 공해문제에서 오염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흔히 ppm(1백만분의 1) 단위가 쓰인다. 하지만 다이옥신의 허용규제치는 단위부터가 달라 ppb( 10억분의 1)을 쓴다. 그만큼 엄청난 독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2,3,7,8-TCDD는 요구르트 하나 분량인 85g으로도 10만명의 치사량이 된다.

 다이옥신은 극히 미량으로도 간암과 기형을 유발한다. 동물실험을 중심으로 한 다이옥신의 유해독성을 종합하면 급성증독증상으로 현기증, 구토,호흡곤란, 설사, 코피흘림등이 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만성증독인데, 체중감소, 생장지연, 감각중추의 신경병, 신경쇠약, 출혈성 방광염, 흉막통, 종양발생,콜레스테롤의 증가, 다세대에 걸친 기형발생등이다. 동물실험결과에 의하면 지라와 골수및 뇨관의 이상, 목과 머리뼈의 이상, 근골격계및 거동의 이상, 위장이상, 면역계및 신진대사의 이상, 신체 항상성의 이상, 혈액계 및 림프계의 이상, 고한및 전립선의 이상, 암컷의 국부이상 등 각종 선천성 기형이 다세대에 걸쳐 생겨날수 있다. 미국사회에 있어 고엽제가 크게 사회문제화된 것도 파월참전부모에게서 생겨난 선천적 기형아의 출산때문이었다. 베트남에서는 허리아랫부분이 한몸인 베도,토크쌍둥이형제가 태어나 충격을 던져 주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선천적 기형아의 출산만이 아니다. 피부암,간암, 내분비계암, 갑상선암, 폐암, 신장암, 방광암, 뇨관암등 수많은 암을 일으킨다. 또한 감각 중추도 침범하여 말초신경이상, 감각이상을 가져오고, 운동신경의 이상으로 사지 마비를 가져온다. 면역계의 이상은 폐결핵등 여러 질환을 유발시키고, 콜레스테롤의 상승으로 고혈압이 유발되고, 뇌졸중을 일으키게도 된다.

 다이옥신의 독성 메카니즘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며, 다이오신이 일으키는 질병도 증상에 따라 치료할 뿐 치료약도 개발되어있지 못하다. 다이옥신은 지금의 의학기술로서는 불치의 병이다. 고엽제후유증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뚜렷한 병명도 모른채 가산을 탕진한 채 사회적 폐인이 되기 일쑤이다. 원진레이온 이황화탄소중독사건으로 온 사회가 떠들썩했지만, 다이옥신도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원진레이온사건으로 수백명이 피해를 입었는데, 고엽제후유증피해환자는 5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황화탄소는 고혈압, 뇌혈관계, 신장을 침범하지만 , 다이옥신은 각종 암을 유발시킴은 물론, 근골격계, 감각신경계, 면역계의 이상등 신체에 침범하지 않는데가 없을 정도이고, 다세대에 걸쳐 선천성기형을 유발하기조차 한다. 우리나라 환경피해를 살펴보더라도 다이옥신만큼 심각한 피해를 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전쟁이 끝난지 20년이 지난 오늘에도 베트남에서는 아직도 월남전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다. 미군이 정글에 다량으로 살포한 고엽제의 후유증이 당시 참전병사의 2세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고엽제피해자는 30-4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2세때문에 그 수치는 더 늘고 있다고 한다.물론 이것도 정확한 통계수치는 아니며, 단지 추정되는 수치일뿐이다. 고엽제피해에 대한 조사, 고엽제피해자의 치료는 정부에 재정적인 부담이 되어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었다. 경제가 워낙 낙후되어 경제개발이 초미의 관심이기에, 베트남정부는 고엽제피해자를 위한 지원을 전혀 못해주고 있었다.

우리나라 고엽제 피해자의 현황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64년 7월 31일 국회에서 월남에 군대를 파병하기로 가결함으로써 그해 9월 부터 1973년 3월까지 8년 6개월동안 연 312,853명을 파병하였다. 그중 전사자는 4,624명, 전상자는 약 15,000여명을 내었다. 1992년 6월 29일 파월장병이 개별적으로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서 고엽제피해자전우회에 신고한 자료에 의하면 총 2,341명 중 신체마비 227명, 각종암 208명, 결핵 및 호흡계질환 134명, 피부병 264명, 손발부패 264명, 기형아 분만 106명, 정신질환 114명, 후유증 사망 108명, 비관 자살 12명, 기타 1,414명이다. 물론 이자료는 피해자들의 신고에 의하여 집계된 자료이기에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의 피해상황에 비교하여 우리나라 고엽제피해자는 대략 1만명정도 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난 94년 7월 보훈 병원 검진등록환자는 총 4천5백여명에 불과하였으며 고엽제후유증환자는 330여명, 고엽제 후유의증환자는 1천40여명이었다.

 보훈처는 고엽제후유증환자검진에 관한 관련 법령제정시 고엽제환자의 인정기준을 1. 비호즈킨즈씨 임파선암 2. 연조직 육종 3. 염소성 여드름 4. 말초신경염 5. 폐암 6. 후두암 7.다발성골수종 8. 호즈킨즈병 9. 기관지암 10. 만발성 피부 포푸린증 11. 기타 역학조사로 고엽제후유증으로 입증된 질환으로 정하였다. 또한 후유의증환자의 인정기준을 1.피부계질환(일광과민성 질환) 2. 신경계질환(중추신경장애, 다발성 신경마비, 다발성 경화증, 근위축성 신경축색경화증, 근질환) 3. 내과계질환(악성 종양, 간질환(B,C형 제외), 갑상선 기능저하증 당뇨, 고혈압, 뇌졸증, 허혈성 심장질환, 동맥경화증, 버거병, 고지혈증) 4.기타 역학조사로 고엽제후유의증으로 입증된 질환으로 정하였다.

 보훈처는 고엽자후유증, 고엽제후유의증, 비해당 판정에 미국 국립과학원(NAS) 의 고엽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사용하였다고 했지만, 미국 국립과학원(NAS)이 인정하는 질병은 비호즈킨즈씨 임파종, 호즈킨즈병 ,연조직 육종, 염소성 여드름, 만발성 피부 포푸린증뿐이다. 미국 국립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고엽제 피해자는 월남 파병 재향군인 32만명중 32명뿐이다. 대상자의 0.01%이다. 미국의 경우 월남참전미군의 10%정도가 보상 및 치료헤택을 본 것에 비추어 보면 엄청난 차이이다.

 보훈처가 고엽제후유증환자로 인정하는 말초신경염, 폐암, 후두암, 기관지암, 다발성 골수종등은 미국 국립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고엽제와의 상관성 입증이 제한적이거나 혹은 부족하고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되어있다. 이처럼 미국 국립과학원은 고엽제관련 질환에 있어 아주 협소한 인정기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에 열린 국제하노이학술회의에서는 고엽제 피해로 생식계이상, 선천성기형, 면역계이상, 감염성질환, 염색체이상, 유전-독성질환,안구건조증등의 다양한 질환이 보고 되었다. 미국의 자료를 참고했다는 것외에 한국정부는 고엽제후유증환자 판정에 관한 합리적인 인정기준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경우 고엽제 폭로정도가 다르고 인종학적인 특수성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고엽제후유증 인정기준은 차이를 보일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한국의 고엽제후유증 인전기준을 설정할때 가해자라고 볼수 있는 미국 공식입장을 따른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피해자의 범위를 제한할수 밖에 없다. 그렇기때문에 피해자들의 반발은 이미 예상된 것이다.

 고엽제피해자들은 ?고엽제관련법률이 후유증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여 고엽제피해자를 외면하는 결과를 낳았다? 고 말한다. 고엽제관련 법령이 제정된지 1년여가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항의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들이 정부에 항의표시로 자살하는 극단적인 지경에 이르고 있다.

 고엽제관련법은 제정당시 입법정신에 있어 이미 큰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 또 고엽제후유증 환자가 처한 현실적인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환경피해관련 법안의 기본 원칙은 개연성원리이다. 다시 말하면 고엽제피해자들이 호소하는 질환들이 고엽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한 피해보상이 되어야 한다. 이번 법안은 이런 기본적인 법정신을 무시하고 있다. 피해자인 고엽제 후유증환자들이 참전사실을 확인하는 기록과 진단서를 국방부에 제출하여 심사를 받아야 한다. 참전 기록이 누락되었거나, 의료기관을 찾아가도 고엽제 후유증이라는 진단을 받기란 용이하지 않아 이런 심사요건을 갖추기란 정말 어렵다. 이러한 여건하에서 서류심사만으로 피해자를 가려서 심의하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 우리나라에서 고엽제에 관한 연구가 전무하기 때문에 의료인들이 이와 관련한 진단서를 발부해 줄수 있는 사람도 없다. 또 이번 법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대상에도 중요한 사람들이 누락될 여지가 있다. 사실 미국에서는 월남전 참전부모에게서 선천성 기형아가 출생하여 고엽제후유증이 크게 사회문제화되었다. 그런데 왜 이번 법안에서는 제 2세와 가족에 대한 보상은 제외되었는가 ?

 정부가 충분한 역학조사조차 하지 않은 채, 이번 법률에서와 같이 선별적으로 몇몇 사람들에 한정하여 검진과 치료를 하겠다는 것은 고엽제후유증 대상자를 크게 축소하겠다는 저의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 감염경로가 다르고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를 고려하면, 미국 고엽제후유증환자와 월남전 참전 고엽제후유증환자의 질병양상은 다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밀한 역학조사조차없이 피해보상이 어떻게 이루어질수 있겠는가?

고엽제피해자들을 위한 피해대책이 바로 세워져야 한다.

 고엽제후유증환자에 대하여 이제까지 환경단체, 시민운동단체, 보건의료단체가 관심을 소홀히 가져온 것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월남전이 다시 여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정부가 꺼릴수 있으나, 그동안 제반 환경, 인권단체는 왜 고엽제피해자문제를 방치하여 놓았는가 ? 고엽제후유증환자는 전쟁피해자이고 환경피해자들이다. 이들의 요구는 공정한 역학조사에 따른 미국 정부,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와 한국정부의 피해보상등이다. 이러한 피해자들의 대책활동을 민간단체가 적극 지원하여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사상자를 낸 환경피해사건이 명확한 원인 규명없이 그냥 역사속에 파힐 가능성이 있으며, 우리의 후손들에게서 또다른 고엽제피해자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한국정부가 이 사건을 언론의 화살을 피해 유야무야로 책임만 회피하고 넘어가지 않도록 압력을 가하기 위하여 피해대책활동에 시민, 환경단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는 먼저 엄정한 역학조사를 실시하며, 이 역학조사에 근거하여 고엽제피해환자들에 대한 보상이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보상에는 제 2세등 가족에 대한 보상은 물론, 최저생계비대책, 취업알선등 포괄적인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월남전 참전 호주, 뉴질랜드 고엽제후유증환자들은 미국 고엽제 제조회사로부터 국제소송을 통하여 피해보상을 받은 전례가 있다. 그러므로 국제소송을 통하여 미국 정부와 고엽제 제조회사로부터 피해보상을 받을수 있도록 정부가 필요한 도움을 피해자단체에게 주어야 한다.

 고엽제는 전쟁시 사용되던 화학무기로 산림전체를 파괴하는 가공할만한 환경공해물질이다. 이러한 엄청난 독성을 가진 고엽제가 전쟁시 화학무기로 쓰여져 군인들만 피해를 입혔느냐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 피해를 가장 먼저 맞닥뜨린 곳이 바로 노동현장이다. 1949년 11월, 미국 몬센토(Monsanto)사의 2,4,5-T (2,4,5-삼염화페녹시아세트산) 생산공장에서 그 원료인 트리클롤페놀(TCP, 살균제 또는 피혁제품의 보존제로 쓰이며 피부 점막 자극성이 큼)을 제조하다가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이것이 바로 다이옥신의 인체 피해 제 1호로 기록된 사건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아직 다이옥신에 의한 피해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 사고로 122명의 노동자들에게서 염소성 여드름 피부질환등의 중독 증상이 나타났다. 그후 유럽 여러지역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여 노동자들이 다이옥신에 대량으로 노출되는 재해를 당하였다. 다이옥신 공장의 노동자들은 평상시 조업시에도 미량이긴 하지만 항상 다이옥신에 노출되어있다. 이미 공개된 산업재해만 하더라도 유럽에서 17건에 8백명을 넘는 피해자가 드러나 있다. 그리고 이와같은 생산공장 이외에도 다이옥신을 함유한 제품을 취급하는 공장도 다수 있으며, 그 피해까지 더하면 유럽에서도 2천여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재해를 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안전설비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않은 농약공장에서의 폭발사고로 고엽제 피해가 시작되었는데, 이런 점에서 보면 고엽제 피해는 농약공장 폭발사고로 발생한 보팔참사와 유사하다고 볼수 있다.

 제 2, 3의 보팔참사와 고엽제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설비및 안전관리 규정이 강화되어야 한다. 유해 물질의 폭발 및 누출사고로 인하여 더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해야 하며, 농약이 전쟁에 살상무기로 마구 사용되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얼마전 신문에도 보도되었지만 미국에서 이미 판매금지된 유해 농약이 버젓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시판되고 있다. 맹독성 농약, 유독 산업폐기물의 유통, 국가간의 이동을 막아야 한다.

 보팔 참사에 있어서 카바이드사의 보고서는 사고의 원인을 운전원의 과실로 돌리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는 사고원인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할수 있다. 인도의 유니온 카바이드공장도 탱크속의 압력이 올라갈 경우에 대비해 이를 적당히 줄여줄 출구나 방법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를 소홀히 한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보팔참사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다국적기업의 후진국으로의 공해 수출과 안전관리 소홀에 있다. 70년대이후 선진공업국에서는 후진국으로 위험산업 내지는 공해산업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미국, 일본, 유럽등 선진공업국의 경우 인체나 환경에 유해한 공해물질을 배출하는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주민들의 반대운동이 거세지면서 그러한 기업들은 안전시설과 공해 방지시설에 막대한 돈을 들이지 않을 수없었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이들 기업들은 안전과 공해방지시설에 대한 규제가 허술한 후진국으로 노후된 공해산업을 팔아넘기고 있는 것이다. 이와같은 공해산업, 유해 폐기물의 이전을 막지 않는 한, 제 2, 3의 보팔참사는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공해산업의 침투를 막기위해서, 공해기업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민간단체간의 국제적인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보팔참사를 일으킨 유니온 카바이드사, 고엽제피해의 책임이 있는 미국 다우케미컬, 몬센토에 대하여 아시아지역 전역에서 이들 회사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야한다. 안전시설과 공해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서는 기업도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기업이 분명히 알도록해야 한다.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또 깨끗한 환경을 지키기위해서 우리의 힘을 모아 조직화해야 한다. 특별히 고엽제 피해대책활동을 통하여 아시아에서 민간환경단체의 국제적인 연대활동을 보다 강화해 나아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