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나라는 이라크 추가파병에 따른 찬반의 격론이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우리가 조금만 성찰해 보면 바른 결론을 돌출해 낼 수 있을텐데 이렇게 이견이 속출하니 가슴이 아프다. 우리는 속칭 냄비근성이라고 비하된 말도 있지만 이라크 파병에 대한 반면교사는 바로 베트남 파병에서 찾을 수 있다. 베트남에 용병으로 다녀온 내가 남루한 후회를 하면서 토론의 의견을 개진한다. 베트남 파병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서....
1. 39년전 베트남 전쟁 참전사를 되돌아 본다
베트남은 오랫동안 프랑스와 전쟁을 하면서 호치민 이란 남북의 국부적인 지도자를 갖고있었다. 남북 17도선으로 분단되면서 월남은 미국의 후원을 받아 고딘디엠 대통령이 월맹은 호치민이 정권을 담당하고 있었다.
미국이 동남아 패권을 위한 기지를 만들기 위해 월남에 한국전보다 더한 병력과 전비를 소비하면서 베트남의 민족해방을 방해하고 있었다. 남북의 경계선인 17도선 또는 월남지역내의 해방전선연맹세력인 소위 베트콩(VC)과의 전쟁에서 번번이 패하고 미군이 사살되고 있을때,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에 파병의사를 표하고 미국 또한 자국의 군인들의 손실을 한국군으로 충당코저 전투수당을 지급하겠다고하면서 우선 의무병과 건설지원단 파병을 요청했다. 이에 야당과 재야의 반대에도 파병을 하고 있었다.
2. 64년 10월 이동외과 병원, 태권도 교관요원. 그리고 65년 2월 비둘기 공병지원단 파견
그 당시도 처음부터 전투병 파병을 하지 않고 먼저 이동외과의무병 130명과 태권교관요원 15명을 처음으로 파견하고 이어서 65.2월에 일명 “평화의 사도” 라고 하는 <비둘기 부대>2천명을 {건설지원단}이란 이름으로 파병되었다.
이때만 해도 서울운동장에서 박정희 임석하에 한국 해외최초 국군파병이란 너울을 쓰고 성대한 환송식을 거행하고 시가행진까지 했었다. 월남에 자유와 평화를 위해!! 라는 구호로 비전투요원으로 교량 도로공사나 하고 고아원 돌보고 그럴듯한 대민 환호사업을 했었다.
그런데 당시 사이공 수도가 베트콩의 테러와 반격으로 무너질지 모른다는 전선없는 전쟁터였기에 비전투요원이란 소용이 없었다. 곳곳에서 기습공격을 해오면 당연히 방어를 해야했다. 그러나 65.4.2에는 대대적인 베트콩(VC)의 공격을 받아 쌍방이 손실을 입었다. 이 작전이 한국군 최초 해외 교전사로 국군전사록에도 기록되어 있다.
3. 65년 9월 10월 맹호와 청룡이 그리고 백마부대의 본격적인 전투부대가 파견되다
맹호와 청룡이 오면서 소위 베트콩(VC) 소탕작전이란 명목의 전투를 벌인다. 그러나 VC 그들은 정글전과 지하에 루트를 마련하여 능수능란한 작전을 펴고 숨어버린다. 그러면 한국군은 번번히 매복에 걸려 무려 몇 개월사이(65. 9-66. 4) 3천여명이란 맹호와 청룡이 죽어가 국군묘지에 안장되었다.
나는 비둘기 부대에 근무하면서 탄산누트 공항에 가서 수백 수십구의 전우들 유해 앞에서 월남에서 마지막 미사를 눈물 흘리며 올려주고 있었다. 우리 비둘기도 수십명이 매복에 죽고 기습으로 죽어갔다. 내 손으로 전사보고를 고향의 전사자 부모님에게 쓰면서 그렇게 가슴 아플 수가 없었다. 그런식으로 죽어가면 어찌하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66년 후반부터 무리한 작전을 자제하고 있어 손실을 줄이고 있었다.
4. 계속되는 파병으로 주둔병력이 5만명에 이르러 10년동안 연인원 33만 참전
근무기간은 1년이고 연장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전선없는 전쟁터에 더구나 미국의 용병으로 더 이상의 근무는 아주 특이한 전우들만이 연장했다. 비전투부대만의 파병때는 월남인들로부터 그런대로 환영을 받고 “다이한 NO 1”이라고 칭송도 했으나 전투에서 있을 수 있는 VC 협조자들 즉 민간인들을 학살하면서 “다이한 NO 10” 이 되어 버렸다.
5. 베트남을 모르고 지원해 가서 보니 분단국가로 통일 훼방꾼이 되어 후회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참전자들이 호기심과 용기와 남자 객기로 지원을 했었다. 가서보니 월남은 전쟁에 너무 지쳐있어 공산주의고 민주주의이고 간에 전쟁이 종식되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프랑스에 수십년을 시달리고 이어 미국 그리고 한국군이 주둔하니 반감이 높았다.
제발 외국군이 철수하여 전쟁이 없는 평화를 원한다고 했다. 이념보다 조국과 민족애가 우선이었다. VC도 친하게 지내고 어느 지역은 낮에는 월남 밤에는 VC 관할지역이기도 했다.
6. 결국 미군과 한국군이 철수하니 자연스럽게 통일된 베트남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어려운 전쟁으로 명분도 없이 베트남 통일에 방해하는 외세의 군인으로 괴로웠다. 민간인들과 대화를 해보면 전쟁으로 죽어가고 부상당하고 고엽제로 고생하기에 제발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애원하고 있었다.
미국은 결국 판단 착오였다. 월남에 동남아 전진기지 건설을 목적으로 했지만 자국내의 반전 세력과 세계의 반전세력에 그리고 자신들도 더 이상 희생을 당할 수 없어 한국군을 투입했지만 결국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물러나 베트남은 통일되었다.
7. 우리의 욕심은 자유주의로 통일되었으면 희망했지만 사회주의로 통일되어 적이 되었다
나는 월남이 패망하고 호치민이 통일을 이루는 것을 보면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했다. 이길 수 없는 전쟁에 용병으로 청부전쟁을 한 당사자로서 또한 전투부대의 혹독한 VC 소탕작전 때 희생된 수천의 양민들에게 죄스러웠고 후회스럽기만 했다.
다행히 비록 사회주의로 통일된 베트남과 한국이 정식 수교를 했기에 마음이 노였으나 그러나 완전히 씻지는 못할 것이다. 몇 년전 호치민 다음 영웅인 지압장군을 한국에서 만났다. 사과를 했더니 잊고 있다고 하면서 베트남을 도와달라고 했다. 그리고 주한국 대사와 만나서도 계속 베트남을 도와 달라고 했다.
8. 한국군 주둔기간 동안 전사 6천 여명, 부상 1만 5천명, 고엽제 피해자 1만 5천 명 등 슬픔이 있다
전쟁은 필연코 죽음과 중부상이 따른다. 한국군이 처음 파견되어 용맹을 보인다고 그리고 훈장탄다고 무리한 전투를 벌여 많은 전우가 죽었다. 그리고 부상했다. 더구나 일명“낙엽작전” 이라는 고엽제를 뿌리고 정글전을 했기에 그 후유증이 한국 미국 월남 등 전투에 참전한 군인들에게 그리고 2.3세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돈 몇푼 번다고 자유도 아닌 미국의 요구에 응하다 얻어진 깊은 아픔이다.
베트남에는 양민의 죽음에 한국이 역대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 큰 틀에는 용해되었지만 유가족과 중부상자들이 과연 그 아픔을 쉽게 용서할 수 있을까? 그러기에 베트남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과 진실위원회 같은 진심으로 용서를 비는 양심적인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참전용사와 장군들, 그리고 보수 우익이라고 자처하는 자들은 미국이 철수하지 않았다면 월남에 한국군이 자유진영으로 통일을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말들을 쉽게 하고 있어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9. 월남패망이 준 교훈과 통일된 베트남의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살펴보자
나는 비록 13개월 동안 월남에 파병되어 본의 아니게 총부리를 겨누었던 그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고 우리의 분단을 생각하면서 부끄럽기만 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통일을 하자는게 아니다. 우리도 외세 없는 하나된 조국으로 순수한 백의민족으로 평화통일을 원한다.
2년전 다시 가서 본 통일된 베트남은 날로 성장하고 있었다. 일찍이 도이모이 정책을 시행하여 년 1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자원이 많은 나라 그들은 지난 백여년의 전쟁에서 이제 평화를 얻었으니 마음의 평화에 이어 경제부흥을 꿈꾸고 있었다. 그들은 발전할 것이다.
10. 이라크 추가 파병으로 베트남 파병의 역사가 반복되는 것 아닌가?
이라크 전쟁은 이미 알려진대로 명분없는 전쟁이었다. 미국내에서도 자성이 일고 있다. 유엔의 승인도 없었고 세계의 반대에도 부시는 침략전쟁을 단행하고 이어서 전쟁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0년전의 월남전을 생각해 보면 반면교사가 될 터인데 그들의 속셈은 따로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처음 의무병과 건설부대 파병에 이어 전투부대가 파병된 40년전, 지금 지난 4월에 서희부대와 제마부대를 파병하고 전투부대를 파견하겠다고 한다. 세월이 너무도 흐른 반백년전의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다니 분명 이게 아닌데 하고 되묻고 싶다.
11. 베트남과 이라크는 전선없는 전쟁터다. 모술 지역이 안전하다고? 천만에다
이라크 민중은 베트남 보다 훨씬 강하다. 지금 주둔군 미군들이 전쟁때 보다 더 많은 손실을 입고 있다. 이라크 주둔 미군들이 괴질에 걸려 오천명이나 본국으로 후송되었다.
현지에서 바라보는 이라크 사정도 만만치 않다. 외세 외국군은 물러가라고 한다. 이라크에 평화를 도우려 가는게 아니고 미군의 침략에 따른 점령에 일조를 하려는 업무이다.
12. 베트남 파병과 이라크 파병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유사점은 미국의 패권국으로 중동에 기지를 만드는 일이다. 석유개발권과 유로화의 견제도 이유다.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전투수당을 받고 일정한 10억달러의 경제적 이득과 전투경험을 얻었다. 그러나 명분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이라크 파병에 따른 제반 경비를 한국이 부담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 태풍 ‘매미’로 말미암아 5조원이라는 엄청난 복구비를 들여야 한다. 그런데 명분도 없고 우리 군인들의 인력 손실도 예상되고 비용이 무려 3조원 가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이라크에 파병은 국익도 아니요. 실리도 아니고 명분도 없다.
13. 결론; 우리는 세계유일의 분단국. 앞으로 평화와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한반도 평화에 반하는 이라크 파병에 동의할 수가 없다. 노대통령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국익을 생각하여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고 언명했다. 참으로 지당한 말씀이다. 그런데 일부 각료나 대사 또는 고위급 관계자가 지레 파병을 찬성하고 나섰다. 그리고 야당과 일부에서도 찬성을 하고있다. 이는 분명 잘못 판단하고 있다.
그 동안 노대통령은 우리에게 희망을 갖게 한 후보였고 당선자였으며 대통령이다. 당당한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를 말했다. 이제 우리도 반백년이 넘도록 분단의 아픔에 살고 있다. 아직도 북핵문제에 한반도의 전쟁 기운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상황에 자주적인 나라로 나아갈 수는 없을까?
휴전협정 50주년을 보내고 앞으로도 얼마를 더 평화가 아닌 전쟁중지 상태를 이어가란 말인가?. 분단의 책임이 미국에도 크게 있다. 그들이 한반도 평화가 래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말로만이 아닌 북미간의 긴밀한 대화와 양보로 합의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를 방치하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일제하에서 그리고 분단하에서 지금까지 100여년을 자주적인 이땅에 평화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평화와 통일은 그 누가 그냥 주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55년 만에 남북이 선언한 6.15 정신에 의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을 이루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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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월남전 파병 경험자로서 {평화통일 시민연대}의 전 집행위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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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11
39년전 베트남 전쟁 참전사를 되돌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