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최종상
2006/8/23(수)
그 많은 핵 로드맵은 어디갔나  


                      [  그 많은 핵 로드맵은 어디 갔나  ]

영국BBC 프로듀서인 스티븐 워커의 [카운트 다운 히로시마]를 읽어 보면 미국이 원자탄
표적을 결정 하기는 어려웠던 모양이다. 핵실험 두 달전인 1945년 5월10일, 오펜하이머
박사 책상에는 이미 다섯 곳의 후보 도시가 올라왔다. 완벽한 파괴를 통한 심리적 충격이
기준 이었다.

제1순위는 미 공군이 선호한 교토,그 다음이 히로시마 였다. 히로시마는 오펜하이머에게
매력적인(?) 목표였다.원자탄 한 발로 날리기에 알맞는 인구30만 명의 아담한 도시,
군용 항구가 있어 양심의 가책을 덜고, 주변의 구릉은 폭발 충격을 배가시키기에 안성
마춤이었다.

무억보다 미군 공습을 피해 도시가 온전하게 보전된 점이 구미를 당겼다. 온 세상이
여태껏경험한 적이 없는 충격을 똑똑히 보여 주어야 했다.

   ---핵실험은 미사일과 차원달라---

그날부터 미군 폭격기들은 히로시마를 비켜갔다. 왜B29가 이 도시에만 찾아오지 않는지
유언비어가 돌았다. "트루먼 대통령의 모친이 극비리에 히로시마 어딘가에 살고있대..."
그러나 히로시마는 다른 운명을 위해 특별히 간택된 도시였다. 그해 8월6일 원자탄
'리틀보이'는 14만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20년도 더 지난 군대 시절 이야기다. 노태우대통령의 비핵화 선언(1991년)으로 핵무기가
철수되기 한참 전이다. 강원도 화천군 대성산 부근의 우리 포병대대에는 가끔 원주에서
미 군사 고문단이 시찰을 나왔다. 트럭 뒤에 155mm포를 끌고 가면 고문단이 모의 전술
핵포탄으로 포격 시험을 했다.

그런 훈련 때마다 혹시 방사능에 오염될까 팬티를 너덧 장씩 껴입었던 기억이 새롭다.
'종족보존' 본능이었다. 당시 부대 장교들의 발언을 귀동냥해 보면 무게 30KG의 핵포탄
위력은 가공 스럽다. 155MM포의 사거리는 22KM,핵포탄을 쏘면 탄착 지점 주변의 반경
4~5KM가 순식간에 무력화된다.
수개월 동안 전차까지 오염지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는 겄이다.

장교들은 "북한이 남침해도 주침공 루트에 몇 발만 쏘면 전선은 교착되고 결국 제공권을
장악한 우리가 승리한다"고 장담했다. 히로시마를 파멸시킨 전략 핵무기는 말할것도 없다.
전술핵포탄 몇 발로도 전쟁 양상을 완전히 바꿀수 있다. 그래서 핵무기는 대표적인
비대칭 전력이다.세상은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 갖지못한 나라로 나뉜다.

얼마 전 북한이 핵실험 준비 조짐을 보인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연말까지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절반이라는 관측도 등장했다.예삿일이 아니다.위기 조성을 노린 단순한
연출인지, 중국의 만류와 미국'일본의 강도 높은 압박도 변수가 될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물질을 보유 하고 있고, 고폭 실험을 통해 핵무기 부품도 갖추웠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제 미국 부시대통령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핵무기 프로그램을 끝내도록
경고해 달라"는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의 전화통화를 소개했다.미'중 정상이 공개적으로
핵개발 중단 압력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뭔가 다른 징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
문제는 한국 정부의 반응이다.

국방부는 "이상 징후는 있으나 핵실험 준비로 단정할수 없다"며 지진 연구소에 인력을
파견 하는것이 고작이다.
"북한 핵개발은 자위용" 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생각난다.

   ---북한의 자비에 목을 매야 하나---

정상적 정부라면 안보문제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대비하는 게 당연하다. 전시작전권
환수에 앞서 미국의 핵우산이 찢어지거나 구멍은 나지 않았는지 살피는 게 우선이다.
얼마 전에도 "인공위성"이라 낙관했다가 미사일 발사로 망신만 당했다.

뒤통수를 자꾸 맞으면 정신이 혼미 해진다."북한에 대해 합리적 판단이 빗나갈 때가많다.
좌절감을 느낀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에서 그런 몽롱함이 느껴진다. 대통령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그 많은 로드맵은 어디 갔는지 궁금하다. 이러다간 대책 없이 북한의 "자비" 에
목을 매는 상황이 오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 철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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